WSJ "무역갈등 돌파구는 어려워…낮은 단계 합의 가능"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이번 주 고위급 무역 협상을 재개하는 가운데 포괄적인 '빅딜'보다는 낮은 단계의 '스몰딜'에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다.
일단 좁은 범위에서라도 합의점이 마련된다면, 향후 협상을 이어가는 동력이 마련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미·중 고위급 협상의 눈높이는 낮은 편"이라며 "무역갈등의 돌파구가 마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 고위급 협상은 오는 30∼31일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된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미국 측 요구, 대(對)중국 수입품에 부과된 관세장벽을 모두 철폐해달라는 중국 측 요구 모두 '협상 테이블'에 오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미국의 핵심 당국자들도 잇따라 기대치를 낮추는 모습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26일 CNBC 방송에 "구조적인 이슈가 남아있다"면서 "어떤 큰 합의도 기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구조적 이슈를 제외한 '무늬만 합의'에 매달릴 생각이 없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만약 내가 선거에서 질 가능성이 2%라면 내 생각에는 중국이 (합의문에) 서명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 왜냐면 우리는 수백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관세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초점은 스몰딜이라고 WSJ은 전했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로 구매하고,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미국과 중국이 이러한 낮은 단계의 '주고받기'에 합의한다면, 차기 협상에서 구조적 이슈를 비롯한 핵심현안 논의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미·중 양측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도 스몰딜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 우려가 없는 분야를 전제로, 화웨이에 대한 추가적인 판매허용을 시사한 바 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도 화웨이와 관련, 35개 미국 업체들이 약 50건의 제재 면제를 신청했다면서 "매우 신속히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부각하면서 '화웨이 제재 해제'를 촉구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몇몇 중국 기업이 지난 19일 이후 대두와 면화, 돼지고기, 수수 등의 농산물을 새로 구매하기 위해 가격을 문의했으며 이미 일부 농산물 구매가 성사됐다"면서 "대두 수백만t이 이미 미국에서 중국으로 운송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위급 협상이 열리는 것은 2개월여 만이다. 미국 측에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 측에서는 류허(劉鶴) 부총리가 대표로 나선다.
미·중 고위급 협상은 지난 5월 초 중국의 무역합의 법제화, 이행강제 조치와 맞물린 기존 관세 철회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렬됐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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