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성전환자(트렌스젠더)를 자처했던 남성 재소자가 저지른 여성 교도소 내 성폭력을 경험한 영국 교정 당국이 '성전환' 재소자 관리를 대폭 강화한다고 일간 더 타임스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법무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재소자 관리 정책 개정안을 마련해 올가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새로운 재소자 관리 정책에 따르면 모든 교도소에는 성전환자를 전담하는 전문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또 취약한 여성 재소자의 안전 보장을 위해 성전환자를 자처한 재소자의 여성 교도소 구금 여부 판단 때 ▲ 범죄 전력 ▲ 체력 등 신체 분석 결과 ▲ 성적 행동과 관계 ▲ 과거 수감 당시 습성 등 구체적인 위험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이 밖에 정신적인 건강 상태와 자살 위험, 과거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받거나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는지 등 개인적인 약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번 조처는 트렌스젠더를 가장한 성범죄자에 의한 여성 재소자 피해를 막기 위한 조처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남성으로 태어난 캐런 화이트(52)라는 재소자가 트랜스젠더를 자처해 여성 수감시설로 옮겨간 뒤 동료 수감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다.
여성과 아동을 상대로 오랜 기간 성범죄를 저질렀던 화이트는 자신을 트랜스젠더라고 주장했고, 지난 2017년 9월 당국의 승인을 받아 웨스트요크셔주 웨이크필드 인근의 뉴홀 여자 교도소로 이송됐다.
그는 그곳에서 여성 동료를 상대로 4건의 성폭력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그를 '약탈자'라고 칭하며 종신형을 선고했다.
영국 법무부 대변인은 "트랜스젠더 재소자 보살핌과 관리에는 독특하고 복잡한 도전과제가 있다. 따라서 트랜스젠더 재소자와 그들의 권리 보호 그리고 취약한 여성 재소자의 안전 보장 간에 균형을 맞추도록 정책을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교도소 직원 교육, 위험 평가 절차 개선, 트렌스젠더 재소자 전담 고위 관리 배치 등 보호장치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기준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전체 124개 교도소 중 44곳에 139명의 트랜스젠더 재소자가 생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여자교도소에 있는 42명 가운데 22명은 외형상 남자지만 자신이 여성이라고 주장한다. 남자 교도소에 수감된 97명 가운데 92명도 남성의 신체 특성을 갖고 있지만 스스로를 여성이라고 규정한다.
하지만 실제로 태어날 때 부여된 성과 성적인 정체성이 다른 사례는 실제 확인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이 5천133명의 재소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2%가량이 성전환자를 자처한 만큼, 전국의 재소자 수를 고려하면 '자칭 성전환자'는 대략 1천5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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