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든 대화 열려있다"…트럼프 WTO 개도국 발언 "모니터링 중"
(세종=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일본 경제산업성에 다음 달 2∼3일 열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장관회의에서 장관급 만남을 갖자고 제안했지만, 일본 측이 일정상의 이유로 거절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내달 2일 한국을 우방국(백색 국가) 명단인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유 본부장은 29일 기자들과 만나 "(백색 국가 제외와 관련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WTO) 내 개발도상국 우대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선 "지난 2월부터 꾸준히 제기한 사안으로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유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미국은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설명해달라.
▲ 미국 업계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분명하게 공감하고 있다. 일본의 조치가 한일 양국뿐 아니라 미국의 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미국의 입장에서 설명해줬다. 산업 전체 총괄하는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도 미국 산업이 받는 부정적 영향에 충분히 공감하고 필요한 노력을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 미 상무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겠다고 했나?
▲ 구체적인 내용을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산업을 담당하는 부처로서 미국 산업이 받는 영향에 공감하면서 할 수 있는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일본과 어떤 채널로 어떻게 이야기할지는 말하기 어렵다.
-- 한일 통상 담당자가 만날 계획은 있는지.
▲ 우리는 언제든 열려 있다. RCEP 장관회의가 8월 2∼3일에 열리는데 이 계기에 만나자는 입장이다.
-- RCEP 장관회의에서 양국 장관이 만날 가능성은.
▲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에게 면담 요청을 하긴 했는데 일정상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일정은 어떻게 되나.
▲ 공식 발표는 없었다. 일본 언론을 통해서는 8월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한다고 전해졌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 일본을 강하게 압박하는 전략이 실효성이 있는지.
▲ 우리는 일본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 언제 어디서든 협의할 용의가 있다. 의연하지만 차분한 자세를 가지고 일본에 대해 노력하면서 국제적으로도 공감대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
-- 세계무역기구(WTO)에 참석했던 김승호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의 발언 수위가 센 편인데.
▲ 소송과 분쟁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법리적으로 봤을 때 일본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이야기한 것으로 본다. 나는 통상 전체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보다 종합적으로 차분하게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각자가 자기 분야를 보는 상황에서 목소리가 그렇게 나간 것 같다.
-- 일본 보도대로 다음 달 2일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할 경우 한국 정부의 대응책은.
▲ 8월 2일이 시한인지, 일본 정부가 어떤 조치를 할지는 예단해서 말하기 어렵다. 다만 정부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기업에는 관련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산업적 측면에서도 기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해소할 방안을 준비 중이다. 근본적으로는 소재부품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기로 삼을 것이다. 통상 쪽에서는 WTO 제소, 아웃리치(대외접촉) 등을 할 수 있다.
-- 한미일 3국이 만나서 협의할 계획은.
▲ 아직 논의된 건 없다.
-- 2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WTO 개발도상국 우대체계를 문제 삼았다. 미국 방문에서 이런 움직임이 있는지 파악했나.
▲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2월부터 WTO를 통해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한 사안이다. 그걸 공개적으로 말한 것이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파악하고 있었지만 이번 상무부와의 만남에서 이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다. 미국의 움직임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고 미국 동향이나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관계 부처와 협의해서 대응할 계획이다. (걱정 안 해도 되나) 그렇다.
-- 일본이 KDB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042660]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을 '불법 보조금'으로 보고 WTO에 제소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에 대한 대응은.
▲ 조선업 관련 분쟁은 현재 양자협의 단계에 있고 아직 패널 설치까지 안 갔다. 패널 설치 이후 법리를 본격적으로 다투게 된다.
유명희 통상본부장 "日조치 '위험한 선례'…美상무장관도 공감"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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