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자산업, 일본 제치고 세계 3위…'반도체 편중' 심화

입력 2019-07-30 06:01   수정 2019-07-30 10:07

한국 전자산업, 일본 제치고 세계 3위…'반도체 편중' 심화
KEA, 2013∼2018년 추이 분석…연평균 성장률 9.0%로 주요국 중 3위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한국이 지난해 전세계 전자업계에서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 생산국의 지위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 5년간 주요국 가운데 3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IT 강국'의 입지를 굳혔으나 반도체 등 전자부품에 대한 지나친 '편중'은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30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가 발간한 '세계 전자산업 주요국 생산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자산업 생산액은 1천711억100만달러(약 202조7천억원)로 집계됐다.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8%로, 중국(7천172억6천600달러·37.2%)과 미국(2천454만2천200만달러·12.6%)에 이어 3번째였다.
5년전인 2013년(1천111억7천900만달러)과 비교하면 53.3%나 늘어난 것으로, 순위도 일본을 제치고 한 계단 올라섰다.

특히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9.0%에 달하면서 상위 20개국 가운데 베트남(11.7%)과 인도(10.9%)에 이어 세번째로 높았다. 중국과 미국은 각각 2.9%와 1.0%였고, 일본은 -2.3%를 기록하며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해 전체 전자산업 생산에서 차지한 전자부품 비중이 77.3%로, 5년 전보다 18.8%포인트나 높아지면서 의존도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통신기기와 컴퓨터가 각각 10.0%와 7.8%로 그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7년과 지난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 덕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리면서 전자부품 비중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면서 "덕분에 경쟁국인 일본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우 가장 비중이 큰 컴퓨터 분야가 전체의 34.2%를 차지했고, 미국도 무선통신기기 분야의 비중이 최대였으나 32.3%에 그치며 분야별로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일본은 전자부품 분야 비중이 56.6%로 가장 높았다.
부문별로는 전세계 전자부품 생산에서 지난해 한국이 19.2%의 비중으로, 중국(24.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무선통신기기는 4.3%의 비중을 차지하며 중국(46.4%)과 미국(20.0%), 베트남(.8%), 인도(4.4%)에 이어 5번째였고, 컴퓨터(3.3%)도 중국(59.7%)과 멕시코(6.0%), 미국(4.9%), 일본(4.0%)에 이어 5위에 랭크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과 설비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한국이 전세계 전자업계에서 입지를 넓혔으나 반도체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중국, 미국 등과 비교했을 때 '충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일본의 대(對)한국 소재 수출 규제와 같은 '돌발변수'가 발생했을 때 '공포 지수'가 급격히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KEA 관계자는 그러나 "그런 우려도 나올 수 있지만 반도체는 분명히 높게 평가해야 할 성공 사례이고, 다른 산업이 따르지 못했다고 보는 게 더 적절하다"면서 "제2, 제3의 삼성전자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경우 자국 업체도 많이 성장했지만 미국과 한국, 일본 업체들의 현지 공장이 많은 점이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표] 전세계 10대 전자산업 생산국
(단위: 백만달러, %)
┌─────┬────────────┬────────────┬───┐
│ │ 2018년 │ 2013년 │연평균│
│ ├─────┬───┬──┼─────┬───┬──┤증감률│
│ │ 생산액 │ 비중 │순위│ 생산액 │ 비중 │순위│ │
├─────┼─────┼───┼──┼─────┼───┼──┼───┤
│ 중국 │ 717,266│ 37.0│ 1│ 622,900│ 35.3│ 1│ 2.9│
├─────┼─────┼───┼──┼─────┼───┼──┼───┤
│ 미국 │ 245,422│ 12.6│ 2│ 232,966│ 13.2│ 2│ 1.0│
├─────┼─────┼───┼──┼─────┼───┼──┼───┤
│ 한국 │ 171,101│ 8.8│ 3│ 111,179│ 6.3│ 4│ 9.0│
├─────┼─────┼───┼──┼─────┼───┼──┼───┤
│ 일본 │ 119,407│ 6.2│ 4│ 134,467│ 7.6│ 3│ -2.3│
├─────┼─────┼───┼──┼─────┼───┼──┼───┤
│ 싱가포르 │80,235│ 4.1│ 5│60,361│ 3.4│ 7│ 5.9│
├─────┼─────┼───┼──┼─────┼───┼──┼───┤
│ 대만 │78,458│ 4.0│ 6│68,329│ 3.9│ 5│ 2.8│
├─────┼─────┼───┼──┼─────┼───┼──┼───┤
│ 독일 │60,372│ 3.1│ 7│62,724│ 3.6│ 6│ -0.8│
├─────┼─────┼───┼──┼─────┼───┼──┼───┤
│말레이시아│55,086│ 2.8│ 8│59,357│ 3.4│ 8│ -1.5│
├─────┼─────┼───┼──┼─────┼───┼──┼───┤
│ 멕시코 │54,908│ 2.8│ 9│51,153│ 2.9│ 9│ 1.4│
├─────┼─────┼───┼──┼─────┼───┼──┼───┤
│ 베트남 │45,349│ 2.3│ 10│26,073│ 1.5│ 13│ 11.7│
├─────┼─────┼───┼──┼─────┼───┼──┼───┤
│ 전세계 │ 1,940,836│ 100.0│ -│ 1,764,896│ 100.0│ -│ 1.9│
└─────┴─────┴───┴──┴─────┴───┴──┴───┘
※ 출처 =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huma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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