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실무협상 곧 재개 희망…3차 북미정상회담 계획안돼"(종합)

입력 2019-07-30 00:24   수정 2019-07-30 00:55

폼페이오 "실무협상 곧 재개 희망…3차 북미정상회담 계획안돼"(종합)
금주 태국 방콕서 열리는 ARF 일정 거론하며 실무협상 희망 피력 주목
'큐빅퍼즐' 풀 "창의적 해법" 강조…'3차담판 위해 실무협상 성과 있어야' 입장 확인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이해아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금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일정을 거론하며 북한과 실무협상을 곧 재개하기를 희망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난제인 비핵화 문제를 풀기 위한 '창의적인 해법'을 강조했다.
다만 3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현재 논의되거나 계획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주관 행사에서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 대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할 준비가 됐다고 반복해서 말했다고 재차 환기한 뒤 "이제 (비핵화 약속을) 실행할 시간이다. 우리가 이를 달성할 수 있기를 나는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ARF 외교장관 회담 일정을 거론, "나는 며칠간 방콕에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큐빅 퍼즐'(Rubik's Cube)을 풀 수 있도록 실무협상이 곧(very soon) 다시 시작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진짜 도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큐빅 퍼즐'은 작은 여러 개의 정육면체가 모여 만들어진 하나의 큰 정육면체 형태로, 각 방향으로 돌아가게끔 만들어져 흩어진 각 면의 색깔을 같은 색깔로 맞추는 것이다.
북미가 아직 비핵화 개념에서부터 간극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비핵화 합의를 '큐빅 퍼즐'에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내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ARF 외교 장관회담에 참석하는 것을 비롯해 이달 30일∼내달 6일 태국과 호주, 미크로네시아를 순방한다.
폼페이오 장관이 ARF 일정을 거론하면서 '조속한 실무협상 재개에 대한 희망 의사를 피력한 것은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ARF 외교 장관회담 불참을 통보, 이 행사를 계기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리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 간의 북미 고위급 회담이 무산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더욱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5일 인터뷰에서 북한의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협상에 앞선 지렛대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며 '두어주' 내에 실무협상이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나 이날 대담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질문에는 "논의되고 있는 것이 없다. 계획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현재 가진 것을 유지하면서 더이상 추가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을 경우 제재 해제를 해주는 방안도 검토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너무 가정적(인 질문)"이라면서 "우리는 이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창의적인 해법'(creative solutions)이 있기를 희망한다. 그것은 우리 각자에게 매우 어려운 도전"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것들은 미국의 제재가 아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결의들로, 모든 나라가 가하고 있는 국제적인 제재들이다. 우리는 우리가 이들 제재 집행을 위한 청지기라는 걸 유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 '외교적 해법' 기조에 따른 조속한 대화 재개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3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징검다리 격인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문제에 대한 실질적 성과가 견인돼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촉구해온 연장 선상에서 '창의적인 해법'을 강조함으로써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결단을 갖고 협상장에 나서라는 시그널을 거듭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실무협상을 통한 비핵화 논의에 대한 충분한 '숙성과정' 없이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북미 정상의 '톱다운 담판'에만 의존하다 '빈손'으로 귀결된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전철을 재연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며 낙관론을 펴면서도 "북한이 준비될 때 만날 것", "시간은 본질적인 게 아니다. 나는 전적으로 서두를 게 없다"며 속도조절론을 펴며 북한의 페이스에 말려 시간에 쫓기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대담에서 '김 위원장이 어떤 타입의 사람이냐. 영어를 하느냐. 어떤 인상을 받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김 위원장과의 친분으로 북한을 수차례 방문한 전 미국 프로농구 스타 데니스 로드먼보다 자신이 김 위원장을 더 많이 만났다면서 "그는 똑똑하다. '그의 시간'이 왔을 때 어린 나이에 어려운 환경 속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처음 대화를 나눴을 때부터 자신에게 중요한 문제들과 우선 사항들,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대해 나에게 매우 솔직했다"고 부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한 중국이 대북 제재와 관련해 크게 도움이 돼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역사상 어느 때보다도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 이행을 위해 더 많은 걸 해왔다"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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