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미사일 발사 닷새만에 北군수공업부 소속 1명 제재(종합2보)

입력 2019-07-30 07:07   수정 2019-07-30 07:08

美, 北미사일 발사 닷새만에 北군수공업부 소속 1명 제재(종합2보)
베트남서 올초까지 외화벌이 30대 男…"유엔제재 위반·北무기 프로그램 지원"
北의 대미압박에 경고 메시지 보내며 북미 실무협상 재개 위해 수위조절 관측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백나리 특파원 = 미국 재무부가 29일(현지시간) 베트남에서 외화벌이를 해온 북한 군수공업부 소속 인사 1명을 제재했다.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닷새만이다. 대미압박 행보로 해석되는 미사일 발사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북한과의 실무협상 재개를 감안, 직위가 높지 않은 개인을 타깃으로 수위를 조절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홈페이지에 '베트남에 기반을 둔 대량살상무기(WMD) 기관 대표 제재'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게시, 북한 조선노동당 산하 군수공업부 소속 김수일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북한 군수공업부는 핵·미사일을 담당하는 부처다.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의 주요 측면에 관여하고 있어 미국과 유엔의 제재 대상인 조선노동당 산하 단체라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김수일은 1985년 3월 4일생인 34세 남성으로 군수공업부와 연계된 경제, 무역, 광업, 해운 관련 활동 수행을 위해 2016년 베트남 호치민시에 배치됐다.
그는 2019년초까지 무연탄과 티타늄 정광 등 북한 내 생산품을 수출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원자재를 비롯한 다른 여러 제품의 수출과 수입 등에도 관여, 북한 정권에 외화를 벌어다 줬다.
김수일은 또한 베트남 제품을 중국과 북한 등지에 수출한 책임도 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김수일에 대한 제재는 대통령 행정명령 13687호에 따른 것이라고 재무부는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5년 1월 발표된 13687호는 북한 정부와 조선노동당 당국자 등을 포괄적으로 제재대상으로 삼고 있다.
시걸 맨델커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김수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를 위반했고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했다"면서 "재무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북한의 불법적인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는 이들에 대한 기존의 제재 이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일에 대한 제재 발표는 북한이 지난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닷새만이라 북한의 대미압박 행보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고위 인사가 아닌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30대 개인 1명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위해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소형 미사일'이라며 언짢지 않다는 입장을 피력, 파장 확산 차단을 시도해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공개 대담을 통해 북한과 실무협상을 곧 재개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재무부는 이번 제재가 신규 제재가 아닌 기존 제재 이행의 차원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트윗으로 추가 대북제재를 철회한 후 신규 제재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부 제재 대상이 되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시민과의 거래가 금지되는데 북한 국적자가 미국 내 자산을 보유하기 쉽지 않아 실효성은 크지 않다.
재무부는 최근 북한 기관이나 인사를 직접 겨냥하기보다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 해운사 등을 타깃 삼았다. 북한 인사로는 북미 대화 교착 국면에서 지난해 12월 인권유린을 문제 삼아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을 제재한 것이 마지막이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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