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후 활동 평가해 거주 기간 연장 방침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빈곤 지역 의료 서비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쿠바 의사들에게 난민 자격을 인정하기로 했다.
브라질 정부는 법무장관과 외교장관이 서명해 29일(현지시간) 공개한 문건을 통해 자국에 체류 중인 쿠바 의사 2천200여 명의 난민 신청을 받아들여 합법적인 거주 권리를 인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브라질 정부는 쿠바 의사들을 공공의료 서비스인 통합보건시스템(SUS)에 합류시켜 활동하도록 하고 2년 후 이들의 활동 내용 등을 평가해 거주 기간을 연장해주는 방식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국가난민위원회(Conare)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브라질에 난민 신청을 한 쿠바 의사는 2천209명에 달한다.
이들은 브라질 정부가 빈곤 지역 의료 서비스 확충을 위해 2013년부터 시행한 '더 많은 의사들'(Mais Medicos)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귀국하지 않고 브라질에 체류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 본업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우버 택시 운전이나 병원 행정 업무, 상업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스웨덴 등 유럽 의료 선진국의 보건 정책을 본뜬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에 따라 브라질에서 활동한 외국인 의사는 1만6천400여 명이며 이 가운데 쿠바 출신이 8천300여 명이었다.
브라질 정부는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쿠바 의사들에게 월급을 직접 주지 않고 쿠바 정부에 전달했고, 쿠바 정부는 일정액을 제외하고 월급을 지급했다. 쿠바 의사들이 실제로 받은 월급은 30% 정도로 알려졌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쿠바 정부가 자국 의사들을 '노예 노동'과 다름없는 상황에 빠지게 했다고 비난했고, 쿠바 정부는 이에 반발해 자국 의사들을 철수시키고 외교 관계 중단을 경고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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