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새 2건, 가해자는 아프리카·세르비아계…내무장관, 여름휴가 취소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독일 기차역에서 최근 열흘 새 두 차례나 특별한 이유 없이 부녀자와 아동이 철로로 떼밀려 사망하는 일이 발생해 독일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두 사건 모두 가해자들이 외국 출신으로 알려져 일부에서는 두 사건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영국 가디언과 AFP통신에 따르면 29일 오전 10시(현지시간)께 독일의 가장 혼잡한 역 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의 한 플랫폼에서 8살 소년과 그의 엄마가 한 남성으로부터 철로도 떼밀렸다.
소년은 마침 역으로 들어오던 고속열차 ICE에 치여 현장에서 숨졌고, 아이 엄마(40)는 플랫폼 사이 틈으로 겨우 피해 큰 부상 없이 목숨을 건졌다.
아이 엄마는 큰 충격을 받아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는 현장에 있던 승객들의 추적을 받아 역 근처에서 붙잡혔고, 경찰 조사 결과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국적의 40살 남성으로 드러났다.
이 남성은 또 다른 여성을 철로로 밀려 했으나, 상대 여성이 겨우 방어했던 것으로 독일 경찰은 전했다.
가해자의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가해자와 피해 모자 간에는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으로 프랑크푸르트역은 수 시간 동안 운영이 중단되면서 열차 연착과 취소가 잇따랐다.
아흐레 전에는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푀어데 지역의 기차역에서 34살 여성이 한 남성에 의해 철로도 떼밀린 뒤 다가오는 열차에 치여 숨졌다.
가해자는 28살의 코소보 세르비아계 출신으로, 피해자와는 서로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가해 남성은 여성의 뒤쪽에서 다가갔으며 아무런 말도 없이 철도로 떼밀었다. 이 남성은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두 사건으로 독일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은 여름 휴가를 단축하고, 30일 관계자들과 긴급회의를 갖기로 했다.
제호퍼 장관은 이번 사건을 "끔찍한 행위"라고 규탄하면서도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섣부른 예단을 피해 달라고 요구했다.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에게는 주변에 이상한 사람이 없는지를 살필 것과 함께 플랫폼 모서리에서 최소 2m 떨어진 곳에서 열차를 기다리라는 조언이 전달됐다.
독일 극우 성향의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이번 사건을 최근 수년간 이뤄진 이민자와 난민의 대규모 유입과 연결했다.
이 정당 공동대표인 알리체 바이델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이라며 정부를 향해 "바로 이 나라 시민에 대한 보호에 착수하라"라고 요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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