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철강시장, 미 관세부과로 양분…공급과잉 상태

입력 2019-07-30 10:39  

세계철강시장, 미 관세부과로 양분…공급과잉 상태
내수진작 증산 중국 생산증가분만도 세계 증가율 상회
시장 문닫고 증산하던 미국도 내수 둔화로 잇따라 감산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미국의 수입관세 부과로 세계 철강시장이 미국과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세계로 나눠지면서 공급과잉 상태가 빚어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올 상반기 세계의 조강생산량은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크게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은 국내 경기대책으로 증산을 계속하고 있다. 국내 수요를 초과하는 물량을 수출로 돌리면서 아시아 등의 시황을 끌어내리고 있다. 시장문을 닫아 건 미국은 수입이 줄자 국내 메이커가 일시적으로 증산에 나섰지만 내수둔화로 대책 마련에 골치를 앓고 있다. 미중 무역마찰로 수급 불균형이 더 심화하면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세계철강협회가 집계한 올 상반기 세계 조강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9억2천50만t으로 사상 최대였다. 세계 전체 생산량의 50%를 생산하는 중국은 9.9% 늘어난 4억9천216만t을 생산, 중국의 생산 증가분만으로도 세계 전체의 증가율을 웃돌았다.


미국은 작년 3월 철강제품에 25%의 수입관세를 발동했다. 중국 정부는 2016년께부터 과잉생산능력 축소를 추진해 왔지만 미중무역전쟁으로 둔화하는 국내경기를 뒷받침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를 늘려 건설자재 수요가 탄탄하다. 중국 업계 관계자는 "철강가격 하락폭이 완만해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을 웃돈다"고 말했다.
신규 제철소 투자도 시작했다. 유력 업체인 바오스틸(寶武鋼?)은 노후설비를 통폐합하는 한편 광둥(廣東)성에 최신 제철소 제3고로를 작년에 가동했다. 생산능력이 연 1천만t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무역전쟁의 여파로 국내 자동차와 산업기계 등 제조업 부문의 철강재 수요는 늘지 않고 있다. 자동차 등에 쓰이는 '강판류'의 1-5월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8% 증가했다. 동아시아 수출시장의 대표적 강판인 열연코일 가격은 작년 10월 t당 640달러에서 현재는 550달러로 떨어졌다. 시황 악화로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스틸은 본사 직원의 30% 감원을 추진하고 있다.
관세 부과로 미국 수출길이 막힌 터키와 러시아산 철강은 유럽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영국 브리티시 스틸은 경영파탄에 빠졌고 업계 수위인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은 감산으로 내몰렸다.
장벽을 세운 미국에서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관세효과로 작년 철강수입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작년에는 미국 최대 업체인 US스틸이 2015년부터 가동을 중단했던 일리노이의 고로 2기를 재가동하는 등 업계가 오랜만에 증산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국내 생산량도 5% 증가했지만 최근 감산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US스틸은 미시간주 등지의 고로 2기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감산 규모는 월 20만-22만t으로 미국 전체의 3%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4위 업체인 AK스틸도 켄터키 제철소를 연내에 폐쇄키로 했다. 미국내 수요가 줄고 있어서다.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 업계는 상반기 신차판매가 2% 줄어 2년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작년 7월 t당 1천달러이던 미국의 열연코일 가격은 630달러 전후로 하락했다. 미국 메이커의 출하량은 4월부터 전달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6월 제철소 가동률은 79.5%로 수입관세를 발동하면서 미국 상무부가 목표로 제시한 80%를 반년만에 밑돌았다. 트럼프 정권의 보호주의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작년부터 3년간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업체들의 선도로 세계 철강생산 능력이 최대 5% 정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야마구치 아쓰시(山口敦) SNBC닛코증권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세계 철강시장은 분명히 공급과잉상태"라고 지적했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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