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미국은 남태평양에서 중국의 세력팽창에 대응하기 위해 호주 북부 다윈항 부근에 새로운 해군기지를 건설할 것이라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호주 북부 군사 상업항인 다윈에는 현재 미 해병대 수천 명이 순환배치 상태에 있으나 근래 수용 능력 포화로 다윈항 부근에 최소한 2억1천100만달러(약 2천500억원)를 투입해 새로운 군기지를 건설할 것으로 더타임스는 전했다.
다윈 북서쪽 약 25마일(40km) 지점의 글라이드 포인트 지역에 들어설 새 미군기지는 수륙양용 함정과 'USS 와스프'(Wasp)과 같은 대형 강습상륙함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윈은 지난 2015년 중국인 소유 업체 랜드브리지가 3억6천만 달러에 99년간 임대계약을 체결해 항 주위에 대규모 미군시설이 들어설 경우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오바마 미 행정부는 호주가 사전 통보 없이 중국에 다윈항을 장기 임대한 데 대해 강력한 불만을 표명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태평양 중심 전략에 따라 2012년부터 2천여명의 해병대가 다윈에 정기적으로 순환 배치되고 있다.
린다 레이놀즈 호주 국방장관은 2천500명의 미해병대가 주둔하면서 기존의 군사시설 능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미 국방부가 새 기지 건설 절차와 시기에 따른 세부 재정지원 사항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선거에서 재선출된 스콧 모리슨 총리의 호주 정부는 트럼프 미 행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군의 남태평양 주둔 증강 방침은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중국은 29일 대만과 가까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근래 태평양상 소 도서국들을 상대로 인프라 개발자금을 지원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왔으나 비판자들은 중국이 도서국들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차관을 이용하는 '부채 식민주의'를 시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해상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이밖에 스리랑카와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및 동아프리카 지역의 항만을 속속 임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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