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위기 영향권 2009년 2분기 이후 순익감소업체 비율 최고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 경기 둔화가 원인…비제조업은 '선방'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의 상장 제조업체 3곳 중 2곳꼴로 올 2분기(4~6월)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까지 올 2분기 결산실적을 발표한 상장 기업 151곳(금융 등 제외)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경우 68%인 53곳의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줄었다.
이 같은 순이익 감소 업체 비율은 세계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2009년 2분기(73%) 이래로 가장 높은 것이다.
반면에 비제조업체는 순이익이 늘어난 곳이 44%, 줄어든 곳이 55%를 차지해 그나마 선방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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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조업체의 올 2분기 실적 악화는 미·중 무역 마찰에 따른 중국의 경기 둔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파낙은 올 2분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48% 급감하며 4개 분기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 회사 야마구치 겐지 사장은 "미·중 무역 마찰의 격화로 중국 고객의 관망세가 강해졌다"며 주력 제품인 공장자동화 설비의 주문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건설장비 업체인 고마쓰(小松)는 중국과 아시아 시장의 올 2분기 건설기계 매출이 30%씩 줄어 전체적으로 순이익이 25% 떨어졌다.
회사 측은 아시아권에서 대형 선거가 잇따라 공공 발주 공사가 미뤄진 상황에서 중국의 경기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정밀기계 업체인 일본정공은 공작기계 등에 쓰이는 베어링 등 부품 주문이 줄어 올 2분기 순이익이 절반으로 꺾였고, 센서가 주력인 키엔스는 9년 만에 분기 순이익 감소를 기록했다.
닛케이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도 일본 기업의 영업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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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에 따른 경기 하방 지지 효과가 약화하고, 유럽에서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둘러싼 움직임이 경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닛산자동차는 미국 시장의 판매 부진으로 올 2분기 순이익이 90%대, 미쓰비시자동차는 유로화 약세 영향으로 70%대 감소했다.
닛케이는 일본 상장 기업 중 실적 비중이 큰 도요타자동차가 8월 2일, 소프트뱅크그룹이 8월 7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며 두 기업 실적이 전체 상장기업의 순이익 증감 추세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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