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매출 냈지만 순익 73% 급감…"안전·환경 투자 강화"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중국 시장 부진 속에서 현대제철[004020] 올해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대기오염물질 배출 논란을 빚은 블리더(가스를 배출하는 폭발 방지 안전밸브) 문제는 오는 11월 지방자치단체의 조업정지 처분에 대한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심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관협의체에서 해결점을 찾는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천3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1% 감소했다고 30일 밝혔다.
매출액은 5조5천719억원으로 2.3% 늘어 사상 최대 실적을 냈으나 원재료 가격 상승, 중국 자동차 시장 부진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역시 73.1% 감소한 511억원에 그쳤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중국 공장을 하나씩 폐쇄함에 따라 우리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며 "중국 사업에서 수익을 많이 내던 구조였는데 중국 자동차 판매 축소로 인해 해외 실적이 저조해졌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판재 부문의 글로벌 자동차 강판 판매 확대와 봉형강 부문의 고부가 강재개발 등을 바탕으로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5월 블리더를 둘러싼 지자체와의 갈등으로 조업정지 위기를 맞은 바 있다.
충남도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고로(용광로)를 가동하면서 블리더 밸브를 개방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했다며 열흘간 조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현대제철이 조업정지 처분을 중단해달라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집행정지 신청과 조업정지 취소 심판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소송 진행 상황과 전망에 대해 질의가 나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일단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 집행정지 결정을 내려 현재 고로 조업정지 없이 가동 중"이라며 "오는 11월께 조업정지 처분에 대한 심판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중앙부처, 지자체, 전문가, 업계, 시민단체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민관협의체에서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며 "방법을 다각도로 찾고 있고 잘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제철은 신규 투자와 연구개발(R&D) 등 경영활동 계획을 함께 공개했다.
우선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해 내년까지 약 1천억원을 투자해 인천공장 대형 압연 설비를 신예화한다.
이 설비 투자가 완료되면 연간 생산능력이 14만t 더 늘어난다. 또 두껍고 강도가 높은 형강을 많이 생산할 수 있어 건축물의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최근의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완성차 부품 현지화 대응과 글로벌 자동차 강판 공급 기반 확보를 위해 체코에 핫스탬핑 생산공장을 신설한다. 약 580억원이 투입되는 체코 신규 공장은 오는 2021년 1월 양산을 목표로 한다.
안전과 환경 분야 투자도 강화한다.
현대제철은 2021년까지 3년간 총 3천억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해 안전시설을 보강하고 조도를 개선함으로써 작업환경의 안전도를 높이고 비산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등 안전·환경 부문의 다각적인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5월부터 가동한 당진제철소 '소결로 배가스 청정설비'(SGTS)를 통해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을 줄이고 있다.
SGTS 3기가 모두 가동되는 2020년 6월 이후에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2018년 기준 2만3천292t에서 1만t 수준으로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성능·고수익성 제품 개발을 위한 R&D 활동으로는 글로벌 자동차 강판 시장 대응력 강화를 위한 고객 맞춤형 신규 강종 개발 등이 있다.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초고장력강을 비롯해 신규 강종 176종을 개발했고 글로벌 완성차업체 19개사를 대상으로 약 100여 강종의 인증을 완료했다.
조선용 강재 부문에서는 컨테이너선 초대형화 추세에 맞춘 65K급 고강도 기능성 강재 개발을 마쳤으며 선체 균열 발생 시 균열 확대를 최소화하는 취성균열정지인성(BCA·Brittle Crack Arrest) 강재를 개발해 2만2천TEU급 선박 13척에 대한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글로벌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혁신적 원가 절감 아이디어 도출 등 회사의 수익성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글로벌 성장 둔화와 국내 민간 건설 부문 위축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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