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미, 핵실험금지조약 탈퇴 의도"…美 "소련식 선동"

입력 2019-07-31 00:08  

러 "미, 핵실험금지조약 탈퇴 의도"…美 "소련식 선동"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미국과 러시아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폐기가 임박한 가운데 양국이 30일(현지시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문제로 또다시 설전을 벌였다.
안드레이 벨루소프 주제네바 러시아대표부 군축담당 차석 대사는 이날 군축회의에서 미국이 러시아를 핑계 삼아 CTBT에서 탈퇴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벨루소프 차석대사는 "러시아가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는 거짓 주장을 퍼뜨리면서, 미국이 CTBT 탈퇴 여론을 조성하고 모든 것을 러시아에 뒤집어씌우려 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미국은 "교활한 소련식 선동에 불과하다"며 일축했다.
1996년 9월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CTBT는 모든 형태의 핵실험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CTBT는 아직 발효되지 않았는데,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 능력을 갖춘 44개국이 비준해야 하는 조건이 전제돼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2000년 조약을 비준했으나 미국은 서명만 하고 비준하지 않았다.
러시아 측의 갑작스러운 비난은 미국의 INF 탈퇴가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나왔다.


올해 2월 미국은 러시아가 지상 발사형 순항 미사일인 9M 729(나토명 SSC-8)를 개발·배치함으로써 INF 조약을 위반했다며 러시아가 INF 조약을 준수하지 않으면 INF 조약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미국이 정한 시한은 내달 2일이다.
1987년 미국과, 러시아의 전신인 구소련이 체결한 INF 조약은 사거리 500∼5천500km에 이르는 모든 핵미사일의 개발 및 배치를 금지하고 있다.
냉전 체제를 해체하고 유럽을 핵무기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던 이 조약은 미·러 갈등 속에 폐기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로버트 우드 주제네바 미국 대표부 군축담당 대사는 내달 2일 전 미국이 INF 탈퇴를 철회할지는 전적으로 러시아에 달려 있지만 러시아는 미국이 요구한 사항을 받아들일 의향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드 대사는 "러시아 측이 제기한, 교활한 소련식 선동에 분명하게 대응하겠다"며 "우리는 핵실험 중단 선언을 지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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