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아시아 방문에 맞춰 이뤄진 발사 배경에 주목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미국의 주요 언론은 한국시간 31일 이뤄진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최근 일주일 사이에 이뤄진 두 번째 발사라는 점에 주목하며 일제히 관련 소식을 신속 보도했다.
북한의 의도와 관련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을 압박하려는 메시지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에 평양의 두 번째 무기 시험"이라면서 "김정은 정권은 핵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에 대한 압력을 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깜짝 회동'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공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잇단 미사일 시험의 배경으로 짚었다.
또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마무리된 이후 북한이 모두 5번의 무기 시험을 감행했다며 "평양은 지난주 김 위원장의 새 잠수함 시찰을 포함해 최근 군사력 과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일주일도 안 돼 두 번째로 무기 시험을 한 것"이라면서 "북한의 무기 시험 재개는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 재개 노력이 중단된 가운데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NY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의 최근 단거리 무기 시험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장거리 미사일 시험으로 긴장을 고조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발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을 계기로 고조됐던 낙관주의를 약화시킨 동시에 앞으로 놓인 과제를 부각한 셈"이라고 진단했다.
CNN 방송은 북한 관리들이 지난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측에 실무급 대화가 곧 시작될 수 있다고 시사한 직후에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 것이라는 미 행정부 고위 관리의 언급을 전했다.
미 정부의 한 관리는 이 방송에 "두 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평가된다"며 "이번 미사일들은 미국과 동맹국들에 아무런 위협을 제기하지 않았고 바다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CNN은 또 미사일 발사가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응일지 모른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덧붙였다.
이날 발사가 미국의 외교 수장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아시아 방문에 맞춰 이뤄졌다는 데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 등을 위해 이날(미 동부시간 30일) 태국 방콕으로 출국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아시아 방문 전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회의 참석차 방콕으로 향할 때 미사일 발사 소식이 나왔다는 점을 거론했다.
폭스뉴스도 북한의 미사일 시험이 폼페이오 장관의 아시아 방문에 맞춰 이뤄졌다는 데 주목하고, 지난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과 "매우 유사해 보인다"는 미 정부 관리의 분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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