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700여명 인력, 300여대 장비 진화에 투입"…건강·항공기 운항 위협 우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시베리아·극동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한 달 이상 확산하면서 당국이 주요 화재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비상조치에 착수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30일(현지시간) 부총리, 관계장관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산불 대책을 논의했다.
위성사진에 찍힌 시베리아 산불…연기는 알래스카까지 / 연합뉴스 (Yonhapnews)
메드베데프 총리는 산불 상황이 심각하다면서 지방정부와 연방정부가 힘을 합쳐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드베데프는 드미트리 코빌킨 천연자원 및 환경 장관을 산불 진화 작업 지휘를 위해 시베리아로 급파했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이날 시베리아의 이르쿠츠크주와 크라스노야르주 전체, 동시베리아 부랴티야자치공화국 2개 지역, 극동의 야쿠티야자치공화국 1개 지역 등에 산불로 인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 타이가 숲에서 번지고 있는 산불 면적은 이미 300만 헥타르(ha)를 넘었으며 더 확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한 면적(약 1천2만 ha)의 약 3분의 1이 불타고 있는 셈이다.
모두 447개 지점에서 산불이 진행되고 있으며 147곳에선 진화 작업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반면, 300여곳은 접근이 어려운 오지라 진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산불로 인한 연기가 약 500곳의 거주지역으로 번지면서 주민들의 건강이나 항공기 운항 등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소방 당국은 산불 진화에 2천700여명의 인력과 390여대의 소방 장비, 28대의 항공기 등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범위한 면적에서 번져가는 산불을 잡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게다가 오지 산불은 접근이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어 아예 손도 대지 못하는 형편이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러시아 지부 산림팀장 알렉세이 야로셴코는 "이렇게 넓은 면적 산불은 어떻게 할 수가 없으며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길 기다릴 수밖에 없다"면서 "이미 한 달이나 한 달 반 전에 진화를 시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야로셴코는 지금으로선 산불이 위협하는 주거지역을 보호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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