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내년 두바이 엑스포 참가 예산 마련을 위해 다국적 담배회사와 후원 협약을 하려던 스위스 정부가 비판 여론이 거세자 결국 철회하기로 했다고 dpa통신 등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스위스 외교부는 내년 두바이 엑스포 행사와 관련해 필립모리스와 논의했던 후원 협약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이날 성명을 통해 공식 밝혔다.
이그나치오 카시스 외교부 장관은 "스위스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두바이 엑스포인데 그러한 참가 목적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철회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스위스 외교부는 2020 두바이 엑스포 예산 절감을 위해 비용의 50%를 민간 후원으로 충당하기로 한 뒤 필립모리스와 180만 스위스프랑(21억4천만원) 규모의 후원 협약을 논의했다.
필립모리스와 논의했던 후원 금액은 엑스포 참가 비용의 10%가 넘는다.
유럽에서 비교적 흡연 규제가 약한 스위스에는 '큐브'라고 이름 붙은 필립 모리스의 연구개발 센터가 있다. 전 세계에 있는 이 회사 연구개발 센터 중 규모가 가장 크고 300여명의 과학자가 일하고 있다.
협약 논의 사실이 알려지자 각국에 담배 광고 제재를 촉구해왔던 세계보건기구(WHO)가 협약 내용에 대한 조사에 나섰고 스위스 보건·의료계도 의사 출신인 카시스 장관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철회를 요구했다.
필립모리스는 30일 성명에서 협약 철회를 요구하는 단체와 기관들이 카시스 장관을 압박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들은 사실에 근거한 과학과 혁신, 흡연자들을 위한 대안 등에 관한 대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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