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밀매혐의로 수감 중인 전리 예 곤 자택, 내달 경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지난 2007년 멕시코 수사당국은 수도 멕시코시티의 부촌 로마스데차풀테펙에 위치한 한 마약밀매 용의자의 호화저택을 급습해 방 하나를 가득 메운 2억700만 달러(약 2천449억원)의 현금을 압수했다.
당시 멕시코뿐만 아니라 서구 전체에서 마약밀매와 관련해 몰수한 현금으로는 최대 규모였다. 각국 통화로 된 지폐와 값비싼 귀중품이 잔뜩 나온 이 저택의 주인은 중국계 멕시코 사업가 전리 예 곤(56·중국명 예전리)이었다.
떠들썩했던 사건 이후 굳게 잠겨 있던 저택의 문이 12년 만에 열렸다.
멕시코 정부는 범죄수익으로 압수한 예 곤의 저택을 내달 경매에 부치기로 하고 지난 30일(현지시간) 저택의 내부를 언론에 공개했다.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과 스페인 EFE통신 등에 따르면 1천218㎡ 규모의 이 저택은 세월의 흔적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육중한 철문을 지나 나오는 4층짜리 하얀 대리석 건물은 10개의 방과 14개의 화장실, 3개의 거실로 이뤄져 있다. 수영장은 물론 사우나와 3개의 자쿠지도 있다.
저택의 주인이던 예 곤은 지금 마약밀매 등 12개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며 멕시코에서 수감 중이다.
상하이 출신의 예 곤은 1990년대 초반 멕시코로 건너와 2003년 멕시코 국적을 취득했다.
멕시코에서 그는 우니메드 팜 켐 멕시코라는 제약회사를 운영했는데 멕시코 당국은 그가 중국에서 50t에 달하는 슈도에페드린을 불법으로 수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슈도에페드린은 감기약 등에 널리 쓰이는 성분이지만 메스암페타민, 일명 필로폰의 원료이기도 하다.
2007년 수사당국이 그의 집을 급습했을 때 예 곤은 미리 알고 달아난 상태였다. 그는 얼마 안 가 미국에서 체포됐고 미국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으며 수감됐다가 2016년 10월 멕시코로 송환됐다.
범죄자들로부터 압수한 자산을 잇따라 경매에 부치고 있는 멕시코 정부는 내달 11일 예 곤의 자택을 경매에 내놓는다.
저택의 가격은 9천500만 멕시코페소(약 59억원)으로 추정된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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