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따라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과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 등으로 인해 홍콩의 2분기 성장률이 1%에도 못 미쳤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1분기와 같은 성장률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9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성장률이다.
지난해 상반기 4.1%에 달했던 홍콩의 성장률은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하반기부터 급격히 낮아져 3분기 2.8%, 4분기 1.2%를 기록하더니 올해 1분기에는 0.6%를 기록했다.
홍콩 금융가의 올해 2분기 성장률 예상치는 1.5%였다.
2분기 개인 소비지출은 작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지만, 수출은 5.4% 감소했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경제 활력이 약화했다"고 밝혔다.
더구나 지난달부터 송환법 반대 시위가 잇따르고 있어 하반기 성장률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에드워드 야우 홍콩 상무장관은 "사회적 분위기와 전반적 환경 악화 등으로 홍콩 경제가 빠르게 침체하고 있다"며 "시위의 영향은 3분기와 4분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을 찾는 관광객 수는 올해 들어 계속 작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이달 셋째 주에는 감소세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반등 조짐을 보이던 홍콩 부동산 가격도 최근 들어 다시 약세로 돌아섰으며, 소매 유통기업의 매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송환법 반대 대규모 시위가 이어진다면 홍콩의 3분기 성장률도 1%에 못 미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홍콩과 아시아 금융 허브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싱가포르도 무역전쟁으로 인한 타격 등으로 2분기 성장률이 0.1%에 그쳤다.
한편 홍콩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금융관리국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약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내림에 따라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2.5%포인트로 낮췄다.
홍콩은 홍콩달러 가치가 미국 달러 대비 7.75∼7.86홍콩달러 범위에서 움직이는 '달러 페그제'를 채택하기 때문에 홍콩 금융관리국은 통화정책을 연준과 연동한다.
폴 찬 홍콩 금융장관은 "경기 둔화가 현재 2.8%인 실업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특히 무역, 도매, 건설 등의 고용 사정이 악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