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내년 1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 양당의 후보자가 확정된 가운데 무소속이던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台北) 시장이 '대만민중당' 창당을 선언했다.
1일 NEXT TV를 비롯한 대만언론은 이날 오전 타이베이시 정부에서 열린 커원저 시장의 창당 관련 기자회견을 생중계했다.
커 시장은 자신의 정치 입문의 초심은 '양심을 되찾자'였다면서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이나, 대만 독립 혹은 중국과의 통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만인을 더 잘 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안(중국과 대만) 정책은 기존의 입장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0년 대선 출마에 대해서는 9월 초까지는 출마 여부가 결정되지 않겠느냐며 여지를 남겼고, 궈타이밍(郭台銘) 전 훙하이정밀공업 회장과의 연대설에 대해서는 "아직 궈 전 회장을 만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그는 창당 목표에 관한 질문에 "법률을 개정할 수 있는 입법원(국회) 진출"이라고 말했다.
대만민중당은 원래 대만의 항일민족운동가였던 장웨이수이(蔣渭水)가 1927년에 창당한 대만 최초의 현대정당이었으나 해체됐다.
커 시장이 창당대회 개최를 예정한 오는 6일은 공교롭게도 커 시장 및 장웨이수이의 생일과 겹친다.
커 시장의 창당 발표에 대해 대만 정계와 학계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야당인 중국국민당(국민당)의 대선 후보인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은 전날 커 시장의 창당계획에 대해 "(그의 결정을) 존중하며 (앞날을) 축복한다"고 말했다.
궈정량(郭正亮)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입법위원(국회의원)은 "현재 커 시장이 총통 선거 참가에 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지만, 입법위원 의석을 노리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2주간의 외유를 마치고 전날 오후 개인 전용기로 귀국한 궈 전 회장은 "이번 (대만민중당 창당 관련) 일에 대한 어떠한 논평이나 의견이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커 시장의 참모는 궈 전 회장과의 내년 대선 협력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고, 대만 언론도 양자 협력설을 연일 관심있게 보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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