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암바니 계열 유통사 지분 인수 협상 중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세계 최고 부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아시아 최고 갑부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이 인도 유통시장에서 협력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두 거부가 손을 잡는다면 13억 인구를 가진 대국 인도의 유통시장 판도가 크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3월 발표한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1위(1천310억달러), 암바니는 13위(500억달러)를 차지했다.
인도 일간 이코노믹타임스는 1일 아마존이 인도 유통업체 릴라이언스 리테일의 지분 26%가량을 확보하는 안을 놓고 양측이 의사를 타진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릴라이언스 리테일은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계열사로 인도 최대의 소매 유통 전문업체다. 인도 전역 6천700개 도시에 1만644개의 유통 매장을 운영한다. 전자제품, 휴대전화, 식품 등의 유통에 강점이 있다.
암바니는 이를 토대로 온라인 시장으로 본격 진출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이동통신업계 등 다른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느라 최근 재정 압박에 시달리는 상태다.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채무 규모는 현재 2조8천800억루피(약 49조원)에 달한다고 이코노믹타임스는 전했다.
월마트에 인수된 플립카트와 함께 인도 온라인 유통시장을 양분한 아마존도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식료품 사업에 3억7천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사업 영역 확대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힌디어 전용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을 내놓는 등 현지화 전략도 속속 추진했다.
다만, 오프라인 유통거점 부족, 해외 유통업체에 대한 인도 정부의 규제 등으로 인해 최근 어려움을 만난 상황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 2월 아마존 등을 겨냥해 온라인 유통업체의 관계사(지분 26% 이상) 제품 및 독점 상품 판매를 금지했다.
이렇게 되면서 합작 유통회사를 통해 제품을 팔거나 자사 브랜드를 독점 상품 마케팅에 활용한 아마존이 상당한 타격을 받은 상태다.
이처럼 아마존과 릴라이언스 모두에 작지 않은 고민이 있어 양측으로서는 합작을 진지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합작이 성사되면 릴라이언스는 자금 운용에 숨통을 틔우면서 동시에 세계 최대의 온라인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아마존도 릴라이언스 리테일이 보유한 인도 소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토대로 시장을 넓힐 수 있다.
또 아마존의 지분을 26% 미만으로 조정하면 릴라이언스 리테일은 아마존에서 직접 판매자로도 나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 모두 서로 싸우기보다는 협력하는 게 낫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트라(KOTRA) 뉴델리무역관이 집계한 현지 통계에 따르면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은 2017년 385억달러에서 2020년 640억달러, 2026년에는 2천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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