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러스 필터 물량 확보"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강애란 기자 = 일본이 2일 수출심사 우대 대상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과 관련해 제약·바이오 업계는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는 반응이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따른 통제 대상은 세균·미생물 증식과 배양에 쓰는 발효조와 바이러스 등을 걸러내는 여과기(필터), 병원균 및 독소 등이다.
이와 관련, 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발효조와 여과기 등은 독일이나 미국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대체 가능한 품목이 많고, 대체할 수 없더라도 규모가 크지 않아 이번 조치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산 바이러스 필터를 사용하고 있어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던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역시 "당장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다국적제약사 등 고객사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와 같은 불순물을 걸러주는 바이러스 필터 중 일부를 일본에서 공급받아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일정 기간 사용할 물량을 확보해뒀다"며 "또한 재고 확보로 시간을 벌어둔 만큼 (주문 등을) 미리 준비하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조치로 인해 수입 과정에서 허가·심사 등의 절차가 길어지고, 이로 인해 공급 기간이 길어질 경우에 대비하겠다는 의미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일본의 조치로 그동안 수입해 온 제품에 대해 개별허가를 받아야 할 경우 평균 90일 이상의 허가·심사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은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는 일본에 4억5천686만달러어치의 의약품을 수출했다. 국가별 의약품 수출현황 규모로 보면 3위다. 일본에서 수입한 의약품 규모는 5억7천3만달러로 5위다.
의료계 역시 당장은 큰 영향이 없다는 분위기다. 병원에서 사용되는 일본 의료기기, 약품 등은 보유량이 상당 기간 안정적으로 확보돼 있고 대체품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환자 진료에 사용되는 의료기기나 약제 등은 구비가 된 상태여서 크게 우려스러운 부분은 없다"며 "사태가 장기화한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제품은 대체품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고가의 의료장비는 계약을 맺고 실제 들여오는 데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당장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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