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2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자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일본 제품 불매 등 반일 움직임이 극대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내년 개최되는 도쿄 올림픽에 한국 선수단이 불참하자는 '강력 처방'도 주문했다.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반성 없는 전범국 일본의 올림픽 보이콧 운동을 평화의 연대로 제안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 글에는 이날까지 940여명이 동참했다.
도쿄 올림픽 보이콧을 적극 지지한다는 봉규임(57·부산)씨는 "올림픽 보이콧을 통해 우리의 단결된 힘을 보여주자"면서 "선수단과 관광객이 방사능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올림픽에 불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정부의 반격 카드로 거론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를 요구하는 의견도 자주 눈에 띈다. 트위터 이용자 vistavi*****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우리에 대한 신뢰를 의심한다는 뜻으로 신뢰를 의심하는 국가 간에 군사협정이 말이 되는가. 당장 파기하는 게 정답"이라고 주장했다.
보수 집회의 전유물로 인식된 태극기를 반일 감정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다시 활용하겠다는 다짐도 보였다. SLR 커뮤니티 이용자 우주인***은 "그동안 태극기 부대로 인해 멀리했었는데 집 베란다에도 태극기를 내걸고 캠핑 가서도 걸어야겠다"고 말했다.
아베 정부가 경제보복 조치를 선언한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도 절정에 이르는 모양새다.
국내 최대의 육아 카페인 네이버 맘스홀릭베이비에는 일본과 관련된 육아 아이템을 쓰지 말자는 글이 이날에만 수차례 게시됐다.
회원 pari****는 "아직 모르고 쓰는 이들이 많은 것 같은데 임신 관련한 정보를 기록하는 유명 애플리케이션이 일본 것이어서 지웠다"며 국내에서 개발된 앱을 이용하자고 촉구했다. 또 일본 기업 제품인 유아용 원목 가구와 유모차 브랜드를 불매하자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회원 lmjm****는 "그동안 일제 기저귀를 썼는데 불매 운동에 참여하면서 '기저귀 유목민'이 됐다"며 국산 대체품 추천을 부탁했고, hisu****는 젖병 추천을 요청하면서 "일본 것 빼고 부탁드린다"는 단서를 달았다.
일본이 우리 경제에 타격을 줄 만한 수출품목만 규제를 강화하고 한국인 여행객 감소를 부를 수 있는 무비자 정책 폐지에는 나서지 않는 것(트위터 아이디 ultt***)이나 방사능 오염 우려가 제기되는 식품 수출에는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다음 카페 아이디 방울토마****)에 대해 비꼬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편 불매운동이 점점 거세지는 상황에서 전략적인 자세를 취하자는 촉구도 눈에 띈다. 클리앙에 '일본인 출입금지(No Japanese)' 공지를 붙인 식당 사진을 게시한 이용자 존댓말***은 "이런 분위기는 위험하다. (일본의) 한국 여행 주의보에 근거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이성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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