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비메즈 보고서…2002∼2017년 200만명 이상 유출해 경제 타격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주요 산업이 밀집한 북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곤한 이탈리아 남부의 인구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남부의 산업 발전을 위한 비영리조직인 '스비메즈' 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7년 사이 남부지역을 떠난 인구수는 200만명 이상이었다.
2017년 한 해에만 13만2천187명이 구직과 학업 등을 위해 북부로 떠났는데 이 가운데 절반인 6만6천557명이 젊은 층이었다. 특히 남부를 떠난 젊은 층의 33%는 이른바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들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해당 연도에 남부에 신규 거주 등록한 수가 7만5천305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5만7천명의 인구 순 유출이 발생한 셈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이 가까운 미래에 시정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면서 인구 유출로 남부 경제는 더 침체하고 이에 따라 남북 격차 역시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실제 이탈리아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토대로 중·북부지역은 0.3%의 성장률을 달성하는 반면 남부는 -0.3%로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19세기 중반까지 여러 도시 국가로 쪼개져 있던 이탈리아는 리소르지멘토(Risorgimento) 운동을 통해 1871년 통일 국가를 수립했지만, 상공업이 발달한 중·북부와 낙농업에 치우친 남부 지역 간 격차를 극복하지 못한 채 지금에 이르렀다.
현재 북부와 남부 지역 간 소득 차는 대략 두 배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유한 북부에서는 '가난한 남부를 먹여 살릴 수 없다'며 분리 독립을 외치는 목소리도 득세하고 있다.
강경한 난민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소속된 극우 성향의 '동맹'이 이러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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