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메르코수르 FTA 합의에 부정적 영향 우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을 만났다는 이유로 프랑스 외무장관과의 면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연합(EU)-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의 조건으로 브라질의 환경정책을 문제 삼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주목된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이 브라질 방문 기간에 환경 NGO 대표들과 만난 사실을 강하게 비난했다.
평소 NGO 활동에 불만을 표시해온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르 드리앙 장관이 그들을 왜 만났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들을 만나면 항상 경고 신호만 나온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오후 3시부터 30분간 르 드리앙 장관을 면담할 예정이었으나 12분 전에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브라질 외교장관이 "대통령의 다른 일정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예정된 면담 시간에 이발하는 모습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고, 이에 대해 르 드리앙 장관은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언론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머리를 깎는다는 이유로 르 드리앙 장관과 면담을 취소했다"고 전하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태도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브라질 언론은 마크롱 대통령이 환경문제를 둘러싸고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여러 차례 대립각을 세운 사실을 언급하면서 EU-메르코수르 FTA 체결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지난 6월 28일 브뤼셀에서 열린 각료회의를 통해 FTA 체결에 합의했다.
그러나 EU의 핵심 국가인 프랑스가 FTA를 비준할 준비가 되지 않다며 유보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험로가 예상된다.
프랑스는 자국 농업 보호와 기후변화 등 두 가지 문제를 들어 EU-메르코수르 FTA 논의를 반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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