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달 15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초대했으나 거절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라비에이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자리프 장관에게 전달된 백악관 초대는 모든 외교적 절차를 무시한 처사였다"라며 "미국 정부의 그런 행태는 외교사에 전례 없는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한 상원의원이 자리프 장관에게 백악관에 초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나 이란은 이를 거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2일 미국 잡지 뉴요커는 미국과 이란의 소식통을 인용해 랜드 폴 미 상원의원이 지난달 뉴욕을 방문한 자리프 장관을 유엔 주재 이란 대표 관저에서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초대한다는 뜻을 대신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자리프 장관이 초대를 수락할지는 이란 정부가 결정하는 일이라고 답했고, 이란 지도부가 이를 승낙하지 않았다"라며 "자리프 장관도 현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의) 어떤 만남도 사진 찍기용 행사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라비에이 대변인은 뉴요커 지의 이 보도가 사실이라고 확인한 셈이다.
라비에이 대변인은 "우리와 기꺼이 대화하겠다고 주장하는 그 정부(미국)는 이란 외무장관을 백악관에 초대한 뒤 모든 외교적 교섭의 통로인 그에게 바로 제재를 부과했다. 이것은 어불성설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31일 자리프 장관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혁명수비대의 테러 지원 행위에 협력한다는 이유로 특별지정 제재대상(SDN)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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