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민은행 "법정 디지털화폐 연구 속도 낸다"

입력 2019-08-05 10:21  

中 인민은행 "법정 디지털화폐 연구 속도 낸다"
"적기에 적정 강도로 경기 대응 나설 것"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페이스북이 리브라(Libra) 출시를 준비하는 등 세계적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가상화폐 연구에 한층 속도를 내기로 했다.
5일 인민은행 홈페이지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지난 2일 연 하반기 업무 회의에서 디지털 화폐 연구개발의 속도를 더욱 높이기로 했다.
인민은행은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국내외의 가상화폐 발전 추세를 쫓아가는 한편 계속해서 인터넷 금융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들이 세계적으로 크게 주목받는 동안 중국은 자국 내 거래소를 모두 폐쇄하는 등 가상화폐 시장을 강력히 억제하는 정책을 펴왔다.
인민은행은 작년 11월 펴낸 보고서에서는 가상화폐 기술의 원천이 되는 블록체인 시장에 거품이 끼었다고 진단하면서 내재 가치가 없는 가상화폐가 법정화폐로 발전할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기도 했다.
기존 주요 가상화폐들이 각국의 관리망에서 사실상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크게 경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신 중국은 중앙은행이 직접 관리하는 법정 디지털 화폐 연구 개발에는 공을 들이고 있다.
왕신(王信) 중국 인민은행 연구국장은 지난달 베이징대 세미나에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는 통화 정책의 효율을 높이고 결제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 정부가 향후 가장 범용성을 띤 가상화폐가 될 가능성이 있는 페이스북의 리브라의 자국 내 사용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왕 국장은 리브라가 각국의 통화 정책과 금융 안정, 나아가 국제 통화 체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경제·금융뿐만 아니라 국제정치에도 복잡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미중 무역협상이 공전 중인 가운데 열린 이번 회의에서 인민은행은 온건한 화폐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각종 정책 도구를 유연하게 활용해 적기에 적정한 강도로 미리 미세 조정을 해 경기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992년 관련 통계 공표 시작 후 최저 수준인 6.2%로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통화·재정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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