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지른 불에 타죽을 것…악몽 될 것" 등 원색적 표현
"'공격 무기'인 만큼 사드보다 심각…군비경쟁 불러올 것"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지상 발사형 재래식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검토하는 것과 관련, 중국 관영매체가 배치 후보지로 꼽히는 한국과 일본을 향해 "총알받이(?灰)가 되지 말라"면서 강하게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5일 글로벌타임스와의 공동 사설에서 양국을 향해 "중국과 러시아 미사일의 집중목표가 되지 않도록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 바란다"면서 또 "살기등등한 미국의 대(對)아시아 정책의 총알받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4일(현지시간) 관련 미사일 배치 방안이 억지 태세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해당 지역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의를 거쳐 배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환구시보는 "미국은 슈퍼 패권을 공고히 하려 하고, 어떠한 상대적 힘의 균형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이러한 고집과 패도(覇道)가 아시아 불안정의 최대 근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미사일 배치에 대해 "가장 심각한 현상 타파가 될 것"이라면서 "피할 수 없는 군비경쟁과 지정학적 파장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명확한 공격형 무기인 만큼,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 충격보다 심각할 것"이라면서 "누가 미사일 배치를 받아들이든 중·러와 직간접적으로 적이 되는 것이고, 전략적으로 '자신이 놓은 불에 타 죽는 것(引火燒身)'"이라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한·일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 중 하나"라면서 "이들이 미국을 도와 중·러를 위협하면 중·러 연합보복이 국가이익에 미치는 손해가, 미국이 이들을 압박하는 손실보다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국이 미국을 따라 냉전 구조로 돌아간다면 국가이익에 악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들은 미·중과의 관계를 동시에 유지하기를 원하고, 어느 한 편에 서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중·러를 몰아붙이는 것은 자신을 몰아붙이는 것과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의 경제력은 지금보다 훨씬 큰 국방예산을 감당할 수 있다. 미국은 양자 모두 손실을 보는 새로운 전선(戰線)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면서 "(이는) 중국이 슈퍼 무기고를 세우도록 강요하는 것일 뿐이고, 미국의 장기적인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환구시보는 "만약 중·러가 대량의 미사일을 라틴 아메리카에 배치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라면서 "미국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는 비슷한 연쇄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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