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러시아와 체결했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를 선언한 미국이 아시아에 재래식 미사일 배치를 원한다고 밝힌 가운데, 호주는 미국의 미사일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브리즈번에서 기자들에게 "우리에게 그런(미사일 배치) 요청이 없었으며 고려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향후 그런 요청이 있더라도 거절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호주는 지난 주말 자국을 방문한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장관급 회담을 했다.
양국은 이 자리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공세적인 확장전략에 반대한다는데 입장을 같이하고, 관련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아시아 지역 내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 배치와 관련, "어느 지역이 됐든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의해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에스퍼 장관의 발언은 호주가 정식으로 미사일 배치 요청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았다.
특히 호주는 최근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들에 인프라 개발 자금 등을 지원하면서 영향력을 키워온 중국을 극도로 경계해오던 터라 이런 추측이 더 힘을 받았다.
이에 앞서 에스퍼 장관은 지난 2일 INF 탈퇴 직후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일본과 한국, 호주 등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아시아 내 미국의 동맹국들이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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