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실세 부총리 아들이 경찰 수상 보트를 사적으로 이용하면서 불거진 논란이 언론 자유 이슈로 옮겨붙었다.
5일(현지시간) ANSA통신에 따르면 극우 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지난주 동북부 라벤나 인근 해변에서 자기 아들이 경찰 수상 보트를 타고 라이딩을 즐기도록 해 구설에 올랐다.
당시 살비니는 경찰에 아들이 보트를 탈 수 있게 해달라고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직을 총괄하는 부처 장관으로 부적절한 처신으로 비판론이 비등했다.
논란이 일자 살비니는 "아들이 경찰 보트를 탄 것은 아버지인 나의 실수"라며 곧바로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
하지만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당시 살비니 아들의 라이딩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 처음으로 보도한 현지 일간 라 레푸블리카 기자는 촬영 당시 경찰이라고 신분을 밝힌 남성들에 의해 취재를 제지당했다고 밝혔다.
해당 남성들이 실제 경찰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유력 정치인의 아들이 공공 재산을 오용했다는 도덕성 문제를 떠나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언론 자유를 침해했는지를 둘러싼 또 다른 논란을 불렀다.
이를 의식한 듯 경찰 총수인 프란코 가브리엘리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이번 일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것은 취재·보도의 자유가 침해됐는지 여부"라고 밝혔다. 사실상 이 문제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살비니는 가브리엘리의 발언에 대해 "이탈리아에서 언론 자유 침해의 위험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지켜보자"고 말을 아꼈다.
살비니는 지난주 논란이 불거진 뒤 아들이 연일 언론 취재 대상이 된 데 대해 상당히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주 취재진에 "가서 어린아이들을 찍어라. 당신이 전문가 아니냐"며 빈정대는 태도를 보여 빈축을 샀다.
또 "아이들은 정치적인 싸움에 끌어들이지 말자. 나를 공격하더라도 내 아들은 그냥 놔둬라"라며 언론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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