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인도계 등 반발…"정치화된 문제"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 교육 당국이 초등학교 4학년을 대상으로 '아랍어 표기법(khat) 수업'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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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일간 더 스타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교육부는 지난 2일 "내년부터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에게 아랍어 표기법 수업을 정규과정으로 포함하겠다"고 발표했다.
교육부는 "아랍어 표기법은 말레이시아 언어 유산의 일부"라며 "말레이 언어와 국가 정체성의 가치를 배우기 위해 수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의 중국계와 인도계 등은 "이슬람화 교육이 우려된다"고 즉각 반발했다.
말레이시아 민족은 말레이계 62%, 중국계 22%, 인도계 7%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슬람교가 국교이지만 불교와 힌두교 등 종교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돼 있다.
중국 주도의 말레이시아 민주행동당(DAP) 관계자와 국회의원 총 138명은 교육부 계획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한 중국계 학부모가 "민주행동당의 대응이 미흡하다"며 당 사무소에 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말레이어 수업에 아랍어 표기법뿐만 아니라 중국의 서예와 타밀(남인도 및 스리랑카에 사는 인종) 글쓰기를 도입할 생각도 있느냐"고 교육부에 물었다.
호주 타즈매니아대학교의 아시아 연구소 소장인 제임스 친 교수는 "말레이시아 교육부가 학생들을 이슬람화하려 한다는 의혹이 있다"며 "이 문제는 정치화됐다"고 말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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