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침몰한 호화유람선 타이태닉호를 건조한 158년 역사의 영국의 중공업 회사가 파산 위기를 맞았다고 BBC 방송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 위치한 할랜드 앤드 울프(Harland and Wolff, H&W) 중공업은 6일 벨파스트 고등법원에 파산신청을 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회계법인 BDO를 이 회사의 법정관리인으로 지정했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1861년 퀸스 아일랜드에 있는 소형 조선소를 사들여 설립된 이 회사는 갑판을 철로 만든 상업 선박을 만들어 성공을 거뒀다.
특히 이 업체는 1908년 당시 영국 3대 선사 중 하나인 화이트 스타의 주문을 받아 타이태닉호와 올림픽호, 브리태닉호 등 호화여객선을 건조했다.
1912년 완공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배였던 타이태닉호는 그해 항해 도중 빙하와 충돌한 뒤 침몰했다.
1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군함을 건조하기 시작한 이 업체는 2차 세계대전 때는 항공모함과 순양함 건조로 전성기를 누렸다. 2차 대전 직전 직원 규모는 3만5천명에 달했다.
H&W는 그러나 전 세계 상업 선박 건조가 비용이 덜 드는 아시아로 몰리고, 호화유람선 시장까지 유럽 내 경쟁사에 빼앗기면서 서서히 하향 곡선을 그렸다.
1975년에는 국가 소유가 되기도 했고 1989년 노르웨이의 해양 시추업체인 프레드 올센 에너지(현재 명칭 돌핀 드릴링)에 매각됐다.
돌핀 드릴링이 올 초 파산신청을 하면서 H&W는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그러나 마감 시한인 5일까지 구매 의향자가 없어 결국 파산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일자리를 잃게 된 H&W 직원들은 파산을 막기 위해 법원에 조선소 영업 중단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다.
회사 노조 관계자인 마이클 멀홀랜드는 "우리는 유명한 조선소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일자리도 싸움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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