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빠른 경기하강 우려…"0.25%p로 회복 어려워" 의견도

입력 2019-08-06 17:10   수정 2019-08-06 17:14

금통위원, 빠른 경기하강 우려…"0.25%p로 회복 어려워" 의견도
동결 의견 낸 이일형 위원도 "당분간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성장세" 예상
한은 "하방 리스크 동시에 크게 악화하면 성장률 2% 하회"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한 지난달 1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위원들이 실물 경기의 빠른 하강을 우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위축에 수출 부진이 겹친 만큼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로는 경기의 가시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발언도 나왔다.
일부 위원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한국 핵심산업의 생산, 투자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이 6일 공개한 '2019년도 제13차(7월 18일 개최)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수출 부진 심화는 민간의 성장세를 큰 폭으로 둔화시키고 있으며,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을 감안해도 당분간 전반적인 경기는 부진할 것"이라면서 "기준금리를 1.50%로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발언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만으로 경기를 가시적으로 회복시킬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기준금리 변경을 지체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추가적인 경기 하락,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를 완충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올해 들어 실물경기의 하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물가 상승률도 0%대에서 정체되고 있다"며 "변화한 경제 상황에 맞추어 기준금리 정책의 기조 변경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한 위원도 "일본과의 무역이슈 등 최근의 대내외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경기) 하방 리스크가 있어 보인다"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와 미중 갈등에 따른 수출부진, IT산업의 어려움 등이 부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어 실물경제의 빠른 회복은 요원해 보인다"고 발언했다.
또 다른 한 위원도 "앞으로도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세계교역의 둔화 흐름은 길어질 수 있으며, 일본의 수출규제도 상황에 따라서는 한국 핵심산업의 생산, 투자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주요국 무역 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5월 이후 재차 고조되면서, 세계교역과 국내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상당 폭 확대했다"는 발언도 나왔다.
7월 금통위서 기준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낸 이일형 위원은 "잠재성장률보다도 낮은 성장 흐름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언했다.
다만 그는 "현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추가로 확대할 경우 유동성이 과잉공급돼 자산가치 상승으로 정책효과가 치우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은 동향보고회의에서 올해 성장률이 2%를 밑돌 가능성이 있느냐는 금통위원의 질문에 "여러 하방 리스크가 동시에 크게 악화하면 2%를 하회할 수 있겠다"면서도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js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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