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국방부 "인적요소가 화재 원인"…주민 1만6천여명 대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주의 군부대 탄약고에서 발생한 화재가 이틀 만에 완전히 진화되고 포탄 폭발도 멈췄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6일 자국 국방부를 인용해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이후 포탄 폭발이 멈췄고 탄약고 화재도 오후 들어 완전히 진화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화재 진화를 위해 10대의 일류신(IL)-76 수송기와 밀(Mi)-8 헬기 등을 동원하는 등 비상조치를 취한 뒤 간신히 불을 잡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급파돼 사고 수습을 지휘한 러시아 국방차관 드미트리 불가코프는 이날 기자들에게 인적 요인이 탄약고 화재의 원인이 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더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탄약고 관리 부대의 화재 안전 조치 위반이 사고를 불렀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전날 오후 5시께 크라스노야르주 아친스크 지역 카멘카 마을 인근에 있는 탄약고에서 화재에 이은 폭발이 발생했다.
125mm와 152mm 구경 포탄 약 4만 발이 저장돼 있던 탄약고의 장약 저장고에서 먼저 화재가 발생하고 뒤이어 포탄들이 폭발하기 시작하면서 포탄 파편이 15km 떨어진 곳까지 날아갔다.
인근 지역 주택의 창문들이 깨지는 등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재난 당국은 곧바로 탄약고 관리 병력은 물론 사고 지점에서 반경 20km 내에 있는 마을 주민들을 긴급대피시켰다.
당국은 "10개 주거 지역에서 모두 1만6천명 이상의 주민이 대피했다"면서 "9천500명은 당국이 보낸 버스로 대피했고 약 7천명은 자발적으로 대피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지점에는 150여명의 소방대원과 50여대의 소방차가 출동해 진화를 시도했지만, 포탄 폭발로 어려움을 겪었다.
당국은 이번 사고로 군인 4명을 포함해 12명이 부상했으며 그 가운데 6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이후 탄약고에서 반경 30km 내의 상공에는 항공기 운항 금지 조치가 내려졌으며 크라스노야르 지역 철도 운항도 통제됐다.
사고 당시 폭발 지점에서 5~10km 떨어진 지역 상공으로 2대의 여객기가 운항했지만 다행히 피해는 없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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