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낭가과 대통령, 무가베를 '국가 창립자'라 부르며 예우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남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전 대통령인 로버트 무가베(95)가 올해 4월부터 싱가포르에서 입원 중이라고 AFP통신 등 외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머슨 음낭가과 짐바브웨 대통령은 이날 "우리나라의 창립자인 로버트 무가베가 싱가포르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무가베가 지난 4월 정기검진차 싱가포르에 갔고 의사들이 과거보다 오랫동안 무가베를 돌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음낭가과 대통령은 이어 "전 대통령이 회복을 위해 꾸준히 진전을 보이고 그(무가베)의 상태가 나이에 비해 매우 안정적이라는 점을 알리게 돼서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무가베가 앓고 있는 질병은 공개되지 않았다.
작년 11월 음낭가과 대통령은 무가베가 병과 고령 때문에 걸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음낭가과 대통령은 무가베를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하는 모습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1980년부터 37년 동안 짐바브웨를 통치한 무가베는 부인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려고 시도하다가 2017년 11월 군부 쿠데타와 의회의 탄핵 절차 등에 직면한 뒤 사임했다.
당시 집권당인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 애국전선'(ZANU-PF)은 무가베에게 면책특권을 보장했고 새 정부는 무가베의 생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짐바브웨의 독립투사 출신인 무가베는 집권기간 부정부패와 사치로 경제를 파탄에 빠뜨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 음낭가과 정권은 정국 안정 등을 위해 무가베를 처벌하지 않고 예우하는 것으로 보인다.
독재자 무가베가 퇴진한 지 1년 6개월이 넘었지만 짐바브웨는 높은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에 시달리면서 국민의 불만이 큰 상황이다.
올해 1월에는 교사들이 월급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고 휘발유를 비롯한 연료 가격 급등에 항의하는 거리 시위도 발생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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