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라윗 부총리 "용의자들, 남부 그룹 출신"…검거 용의자 9명 확대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정부가 최근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던 방콕 일대에서 발생한 연쇄 폭발의 배후로 분리독립을 요구하며 무장 분쟁을 벌이는 남부 지역 반군을 지목했다.
7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쁘라윗 왕수완 부총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다수가 이번 사건에 연루돼있다"면서 "그들(용의자들)은 정정이 불안정한 남부 지역 단체 출신"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부 고위 관계자가 용의자들이 남부 반군과 연계됐음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쁘라윗 부총리는 용의자들이 이번 사건의 배후라는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더는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그는 이번 폭발에 정치적 동기가 있는지를 당국이 밝혀냈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아니다. 여전히 조사 중"이라고만 덧붙였다.

한국,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 외교부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던 지난 2일 오전 방콕 시내 지상철 역 근처와 정부청사 인근 등 네 곳 이상에서 소형 폭발물이 잇따라 터지면서 3명이 부상했다.
이와 관련,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이날 7명의 용의자가 추가로 검거되면서 폭발 당일 붙잡힌 2명을 포함해 모두 9명의 용의자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태국은 불교 중심 국가지만 나라티왓, 얄라, 빠따니 등 남부 3개 주와 송클라주 일부 등 이른바 '딥 사우스'(Deep South) 지역은 종교, 인종, 문화적으로 이슬람교 중심 국가인 말레이시아와 더 가깝다.
과거 술탄이 다스리던 빠따니 왕국의 영토였던 이곳은 옛 시암 왕국에 병합되면서 자연스럽게 태국 땅이 됐지만, 이슬람 반군들은 분리 독립을 주장하며 오랫동안 테러와 무장분쟁을 벌여왔다.
이 때문에 사건 초기 태국 언론은 폭발 당일 잡힌 용의자 2명이 남부 나라티왓주 출신이며, '딥사우스' 지역에서 진행 중인 태국군 작전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폭발을 일으켰다는 점을 자백했다고 보도했지만, 정부는 이를 부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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