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등 폭력적 관념 파고든 증거 있어 FBI 수사 착수"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 시내 오리건 지구에서 9명을 숨지게 한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해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NBC방송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BI 신시내티지부의 토드 워커햄 수사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수사 과정에서 용의자가 총기 난사를 포함한 폭력적인 관념에 천착한 증거를 확인했다"며 "이러한 증거를 토대로 데이튼 경찰과 더불어 FBI도 수사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끝까지 파헤쳐 모든 것을 찾아내고, 왜 이런 끔찍한 공격이 일어났는지를 최선을 다해 파악해내겠다"고 말했다.
위커햄 수사관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관념이 용의자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등 범행 동기 파악에 중점을 두고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전에 이러한 범행 계획을 알고 있었거나 도운 사람이 있는지, 범행 시기와 장소를 일요일 오전 데이턴 시내로 정한 이유가 있는지 등도 확인할 방침이다.
FBI는 그러나 이번 사건을 '국내 테러리즘'(domestic terrorism)으로 규정할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FBI는 이 사건 발생 하루 전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을 '국내 테러리즘'으로 규정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베츠가 하루 전 일어난 엘패소 총격 사건의 영향을 받아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FBI는 또 데이튼 경찰서의 최근 발표대로 사망자 9명 가운데 6명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이기는 하지만, 이번 사건이 인종증오 범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사살된 베츠와 달리 엘패소 쇼핑단지 내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해 사망자 22명을 포함, 40여명의 사상자를 낸 뒤 투항한 패트릭 크루시어스(21)는 체포 당시 후회나 반성의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와 충격을 더한다.
크루시어스가 체포됐을 때 얼굴을 직접 봤다는 엘패소 경찰서의 엔리카 카리요 경사는 그가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이었다며 "31년간 경찰로 복무하면서 살인범, 강도 등등을 다 만나봤지만 그런 표정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구치소에 있는 그는 여전히 경찰에 "차갑게" 응대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크루시어스는 총기를 난사한 뒤 경찰이 출동하자 스스로 무장을 해제하고 투항했다.
범죄 전문가들은 이런 유형의 투항은 확신에 가득 찬 범행을 저지른 용의자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경향이라고 지적했다.
luc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