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주말 발생한 두차례 연쇄 총격 참사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을 1면 머리기사로 올렸다 독자들의 강력한 반발로 제목을 변경하는 소동을 빚었다.
더힐 등 미언론에 따르면 NYT는 6일 자 인쇄판에 '트럼프, 인종차별에 맞서 단합을 촉구'를 머리기사(headline)로 올렸으나 독자들로부터 '트럼프 발언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는 비난이 쇄도하면서 곧바로 제목을 변경했다.
독자들은 NYT의 제목이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인종차별적 발언을 비판해온 사람들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NYT의 머리기사는 미국의 저명한 통계학자이자 정치분석가인 네이트 실버의 트윗을 통해 독자들의 광범위한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실버의 트윗이 수천회 리트윗되면서 NYT는 인쇄 2판에서 머리기사 제목을 '총기가 아닌 증오를 공격'으로 바꿨다.
NYT의 대변인은 워싱턴포스트(WP)에 "머리기사 제목이 좋지 않아 2판부터 바꿨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0 대선 경선 후보를 포함한 상당수 민주당원들이 NYT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한편 일부는 NYT 구독을 취소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후유증이 일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코리 부커 상원의원은 트윗을 통해 NYT에 제대로 보도하라고 다그쳤으며 역시 대선 후보로 나선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은 NYT 보도에 대해 '믿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역시 대선 경쟁에 나선 빌 더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진실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NYT 홍보문구에 빗대 '무슨 일이냐'고 조롱했다.
뉴욕 출신 민주당 소장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 하원의원은 '주류 제도권의 비겁함'이라고 혹평했다.
NYT의 편집을 총괄하는 딘 바케이 편집인은 "독자들의 온라인 항의를 받고 머리기사 제목을 곧바로 바꿨다"면서 "마감 시간이 임박해 제목을 선정했으나 좋지 않은 제목임을 알아채고 곧바로 바꿨다"고 해명했다.
그는 한편으로 "머리기사가 중요하고 독자들의 우려를 이해한다"면서 "그러나 기사를 읽어보길 희망한다. 매우 강력했다"고 덧붙였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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