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종' 수출통제 후 첫 사례
(서울·상하이=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차대운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지난달부터 고순도 불화수소(에칭 가스) 등 일부 소재의 한국 수출 규제에 들어간 가운데 일본 정부가 최근 중국 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대상으로는 에칭 가스 수출 허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복수의 중국 현지 소식통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의 한 기업이 이달 5일께 일본 정부로부터 삼성전자 시안(西安) 공장에 에칭 가스를 수출할 수 있다는 허가를 획득했다.
이 기업은 지난 6월 중순 일본 정부에 수출 신청을 했고 이번에 승인을 받았다.
일본 기업들은 당초부터 한국과 달리 중국에 불화수소 등 제품을 수출하려면 건별로 정부의 허가를 받아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허가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4일부터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에칭 가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 제작 때 쓰는 감광제인 포토 레지스트 등 세 종류 소재 제품의 한국 수출 규제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시안공장은 중국에 등록된 법인이지만 일본 정부가 지난달 수출 통제에 들어가고 나서 한국 반도체 기업을 상대로 에칭 가스 수출 허가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삼성전자 시안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우시(無錫) 공장 등 해외 중요 반도체 생산 공장들도 일본 수출 관리 강화의 영향으로 불화수소 등 필수 소재를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통해 향후 중국 지역 내 한국 기업들의 생산 시설을 대상으로 한 일본 기업의 수출은 이전과 크게 변함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아직 초기 상황인 만큼 향후 수출 사례들에 유의해야 한다는 경계심이 여전히 강하다.
중국에서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해외 생산 기지가 몰려 있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는 삼성전자의 낸드 플래시메모리 공장이, 장쑤(江蘇)성 우시에는 SK하이닉스의 D램 공장이 있다.
삼성은 낸드형 플래시 메모리의 25%를, SK하이닉스는 DRAM의 40%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