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매우 중요한 신호"…군·무장경찰 등 투입 가능성 해석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2개월 전 범죄자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 반대에서 시작된 홍콩 시위가 "색깔혁명"으로 변했다고 중국 중앙정부의 고위 관리가 말했다.
8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장샤오밍(張曉明) 홍콩·마카오 판공실 주임은 전날 홍콩에 인접한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열린 비공개 좌담회에서 "많은 홍콩인이 말하듯이 시위는 이미 변질해서 '색깔혁명'의 특징을 뚜렷이 띠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중국 중앙정부 관리가 최근의 홍콩 시위에 대해 '색깔혁명'이라는 용어를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색깔혁명은 2000년대 초반 구소련 국가와 발칸반도 등지에서 일어난 정권교체 혁명을 말한다. 조지아의 장미혁명, 우크라이나의 오렌지혁명, 키르기스스탄의 튤립혁명 등이 색깔혁명으로 불린다.
홍콩 문제 전문가인 톈페이룽 베이항대학 교수는 "홍콩 시위에 대해 색깔혁명이라고 말한 것은 매우 중요한 신호로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와 홍콩 사회가 걱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색깔혁명은 매우 심각한 규정이다. 이는 소란이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를 마비시키고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해치려는 목적이 있다는 뜻으로, 상황이 완전히 통제 불능에 빠지면 중앙정부가 전면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장 주임은 홍콩의 현 시국은 1997년 영국으로부터 주권을 돌려받은 이후 가장 심각한 국면이라면서,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가 통제하지 못하는 동란이 일어난다면 중앙정부는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좌담회의 한 참석자는 과거 중국의 지도자였던 덩샤오핑이 홍콩에서 필요하면 인민해방군이 투입될 수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 "장 주임은 덩샤오핑이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인민해방군 투입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장 주임은 중앙정부가 기본법 규정에 따라 신속히 동란을 평정할 수단과 힘이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텐 교수는 "홍콩특별행정구 기본법 14조에는 특별행정구 정부가 중앙정부에 요청하면 인민해방군이 투입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18조에는 '비상사태'가 일어날 때 본토의 경찰과 무장 경찰도 사용될 수 있다고 돼 있다"면서 "인민해방군이 유일한 선택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날도 홍콩 시위의 폭력성과 미국의 개입을 비난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에서 홍콩에서 폭동이 지속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의원과 언론, 정부 관리가 돌아가며 홍콩에 대해 말하고 극단적인 시위참가자를 선동한다"면서 "홍콩 상황에 개입하는 외부세력의 '검은 손'"이라고 칭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홍콩은 외부세력이 날뛸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면서 외세 개입 중단을 촉구했다. 이 신문은 "시위의 배후에는 검은 손의 협조와 지도, 자금 지원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화통신은 전국인민대회 위원 등 홍콩의 친중국파 인사를 동원해 홍콩에서 폭력과 혼란을 몰아내자는 주장을 전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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