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美국방, 방한 앞두고 몽골 찾아…중·러 견제 행보

입력 2019-08-08 16:14  

에스퍼 美국방, 방한 앞두고 몽골 찾아…중·러 견제 행보
몽골 국방장관에게서 말(馬) 선물 받아, '마셜' 명명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취임 후 첫 아시아 국가 순방에 나선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8일 몽골 지도자들을 만나 양국 협력 증진 방안을 모색했다.
미 국방장관이 몽골을 방문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몽골과 국경을 맞댄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울란바토르에 도착한 에스퍼 장관은 이날 냐마 엥흐볼드 몽골 국방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양국 관계를 더 강화할 다른 방법을 살필 기회를 갖게 돼 큰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의 몽골 방문은 무역전쟁과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폐기로 중국 및 러시아와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미 정부는 앞으로 몽골과 협력을 확대해 중국과 러시아 견제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몽골은 중·러와 가까이 지내면서도 '제3의 이웃' 정책을 통해 한국,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특히 미국의 투자를 유치해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칼트마 바툴가 몽골 대통령은 지난달 말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아울러 몽골은 북한과 전통적으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온 만큼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는 과정에서도 역할을 할 여지가 있다.
에스퍼 장관은 군사 협력 확대 같은 특별한 목적을 지니고 몽골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면서도 몽골의 고위급 국방 당국자들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기자들에게 "(지정학적) 위치와 협력 확대에 대한 그들의 관심, 그 모든 것이 내가 그곳(몽골)에 가서 관계를 맺고자 하는 이유"라고 설명한 바 있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전 미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는 "몽골은 누구를 상대로도 완전히 한쪽 편을 들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들은 미국과 경제적·정치적 협력을 원하는데, 이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 정부와의 관계에서 숨을 돌릴 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엥흐볼드 몽골 국방장관은 회담에서 관례에 따라 에스퍼 장관에게 7살짜리 말을 선물했다.
에스퍼 장관은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유럽 부흥 정책을 주도했던 조지 마셜 전 국방장관을 기리는 의미로 이 말에 '마셜'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또 몽골에 남겨질 이 말에게 미 육군 의장대가 사용했던 군마용 담요를 전달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오후 몽골 방문 일정을 마무리 지은 뒤 서울로 이동해 9일 오전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할 예정이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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