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극우 살비니 부총리 "연정 붕괴" 선언…'10월 총선' 대두(종합2보)

입력 2019-08-09 17:25  

伊 극우 살비니 부총리 "연정 붕괴" 선언…'10월 총선' 대두(종합2보)
"오성운동과 견해차 좁힐 방법 없어"…오성운동 "우리도 준비돼 있다" 반발
이르면 내주 연정 불신임 의회 표결 가능성…마타렐라 대통령이 최종 결정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작년 6월 출범한 이탈리아 연립정부가 1년 2개월 만에 결국 파국 위기를 맞았다.
이에 따라 사상 초유의 '가을 총선'이 대두되는 등 이탈리아 정계가 불확실성과 혼돈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ANSA·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연정의 한 축인 극우 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의 연정 해체와 조기 총선을 공식화했다.
그는 이날 오후 총리 집무실인 로마의 키지궁에서 주세페 콘테 총리와 회동을 한 뒤 내놓은 성명에서 "오성운동과의 정책 견해차를 좁힐 방법이 없다"면서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살비니 부총리는 성명에서 오성운동과의 연정은 붕괴했다면서 "우리는 조속히 유권자들에게 선택권을 다시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절충안으로 제기된 내각 개편이나 전문 관료에 의한 과도 정부 등을 원하지 않으며, 조기 총선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오성운동과의 연정이 더 이상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자 즉시 의회를 다시 열 것을 요구했다. 연정 해체를 위해 절차상 필요한 정부 불신임안을 상정해 의회 승인을 받겠다는 것이다. 의회는 휴가철을 맞아 9일부터 휴회에 들어갔다.
이번 연정 내분 사태는 표면상 전날 상원에서 열린 리옹(프랑스)-토리노 간 고속철도 건설 사업에 대한 표결에서 오성운동이 조직적으로 반대표를 던지면서 점화됐다.
오성운동은 고속철도가 알프스산맥 아래를 관통해 환경 파괴가 막대하고 비용 대비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다며 반대해온 반면 동맹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며 사업 지속을 강조해왔다.



살비니 부총리가 상원 표결을 앞두고 오성운동이 TAV에 반대표를 던질 경우 연정이 붕괴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으나 오성운동은 '마이 웨이'를 선택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지난 1년여간 차곡차곡 누적된 피로가 TAV를 계기로 임계치를 넘어 폭발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언젠가는 터질 수밖에 없는 일이 터졌다는 것이다.
부유한 북부를 정치 기반으로 둔 동맹과 남부 저소득층의 지지를 받는 오성운동은 확연히 다른 정치 철학 속에 그동안 TAV 외에도 감세, 사법개혁, 지역 자치권, 유럽연합(EU)과의 관계 설정 등 국가 핵심 정책 사안을 놓고 끊임없이 대립해왔다.
콘테 총리는 살비니 부총리의 성명이 발표된 뒤인 이날 밤늦게 대국민 메시지를 내어 살비니의 요구대로 의회를 소집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소집 일정을 잡기 위해 상·하원 의장과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살비니를 겨냥해 연정을 파국으로 몰고 간 이유를 국민에게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연정 파트너인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 역시 동맹이 국가와 국민을 우롱했다"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당신은 곧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우리도 (총선을 치를) 준비가 돼 있다"며 맞받아쳤다.
이탈리아 헌법상 연정·의회 해산의 최종 결정권은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있지만 일단 현재로서는 살비니의 뜻대로 이르면 내주 의회의 불신임안 표결과 콘테 총리의 사임을 거쳐 조기 총선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선 '10월 총선론'이 유력하게 부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정치사에 가을 총선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탈리아에선 주로 봄에 선거를 치러왔다.
한편, 9일 유럽의 주식시장은 미중 무역 전쟁 와중에 이탈리아 정치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하락세로 출발했다.
밀라노 FTMIB 지수는 1.6% 하락했고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지는 스프레드(독일과 이탈리아의 국채 10년물 간 금리차)도 상승하며 위기감을 반영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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