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무역전쟁 우려 지속…다우, 0.34% 하락 마감

입력 2019-08-10 05:56  

뉴욕증시, 무역전쟁 우려 지속…다우, 0.34% 하락 마감

(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합의를 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발언을 내놓은 여파로 하락했다.
9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0.75포인트(0.34%) 하락한 26,287.4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9.44포인트(0.66%) 내린 2,918.6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0.02포인트(1.00%) 하락한 7,959.14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0.75% 내렸다. S&P 500 지수는 0.46%, 나스닥은 0.56% 각각 하락했다.
시장은 미·중 무역전쟁 전개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탈리아 총선 등 정치 불안도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 기자들을 만나 "중국과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무역)합의를 체결할 준비는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월로 예정된 양국 간 고위급 대면 무역회담에 대해서도 취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회의를 취소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그럴 수 있다면서 "회의를 한다면 좋겠지만, 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은 중국 화웨이와의 관계를 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일부 외신은 미국이 자국 기업의 중국 화웨이와 거래 재개 요청에 대한 결정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은 당초 이번 주 거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지만, 이를 보류했다는 것이다.
이런 소식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까지 전해지자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280포인트 이상 밀리는 등 불안을 노출했다.
주요 지수는 하지만 이후 차츰 낙폭을 회복했고, 다우지수는 일시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관련 발언은 정부 기관의 화웨이 제품 구매 중단을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한 영향이다.
미 상무부가 화웨이와 거래를 위한 면허 발급 관련해서도 여전히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점도 주가 반등을 도왔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7.0136위안으로 전일보다 올려 고시하는 등 위안화 절하에 대한 경계심도 유지됐다.
다만 기준환율 인상 폭이 크지는 않은 만큼 불안이 확산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이탈리아 정치 불안도 커졌다.
이탈리아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극우 정당 '동맹'은 이날 주세페 콘테 총리 내각에 대한 불신임 동의안을 상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동맹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전일에는 연정 붕괴와 조기 총선 실시 방침을 공식화했다.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에서도 불안감이 확산했다.
영국 금융시장도 불안하다. 노딜 브렉시트 위험이 지속하는 가운데, 영국의 2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경제가 역성장한 것은 2012년 4분기 이후 6년 반 만에 처음이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2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2016년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2016년엔 파운드-달러가 일시적으로 급락했었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1985년 이후 최저치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밖에 중국의 7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0.3% 떨어지며 약 3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부상하는 등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지속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25% 하락하며 부진했다. 산업주도 0.83% 떨어졌다.
이날 발표된 미국 생산자물가(PPI)는 다소 부진했다.
미 노동부는 7월 PPI가 전월 대비 0.2%(계절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2%에 부합했다.
하지만 7월 PPI는 전년 대비로는 1.7% 상승했다. 지난 6월의 2.1% 상승보다 둔화했다.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7월에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0.1% 상승을 하회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 트레이드 서비스를 제외한 PPI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지난 2015년 10월 이후 첫 하락이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해서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파르탄 캐피탈 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전략가는 "글로벌 거시 경제 지표가 부진해 변동성이 증가했다"면서 "증시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88.1%,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11.9%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6.27% 상승한 17.97을 기록했다.
jwo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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