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아덴서 親정부세력 내분…사우디·UAE 미묘한 갈등(종합)

입력 2019-08-11 08:51  

예멘 아덴서 親정부세력 내분…사우디·UAE 미묘한 갈등(종합)
남부분리주의 무장조직, 정부군과 무력충돌…"아덴 군기지 장악"
분리주의 조직, 사우디 휴전 요구 수용해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예멘 남부 항구도시 아덴에서 반군에 맞서 같은 편에서 싸우던 친정부 세력이 내분에 휩싸였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친정부군과 반군의 구도였던 예멘 내전이 친정부 진영 내부의 충돌로 전선이 또하나 파생된 셈이다.
1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덴에서는 7일부터 이날까지 정부군과 '보안 벨트'를 위시한 남부 분리주의 무장조직이 격렬하게 교전해 사망자가 속출했다.
아덴은 2014년 9월 수도 사나를 반군에 빼앗긴 예멘 정부가 임시 수도로 삼은 곳이다. 유엔이 합법 정부로 인정하는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을 비롯한 예멘 내각은 4년 전 이미 사우디로 피신했다.
남부 분리주의 조직은 10일 정부군이 주둔했던 아덴의 군기지를 모두 장악했다고 현지 소식통이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이들은 정부군과 교전에서 승리해 아덴의 거주 중심지인 크레이터 지역도 손에 넣었다.
예멘 정부는 10일 "남부과도위원회(STC·남부 분리주의 세력)가 아덴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정부를 상대로 쿠데타를 기도했다"라고 비판했다.
긴박한 사태 전개에 사우디 주도 동맹군은 휴전을 즉시 시행하자고 10일 밤 요구했으며, STC는 이튿날 이른 시각에 이를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예멘 정부군과 남부 분리주의 세력의 내분은 예멘 내전에 참전한 아랍동맹군을 주도한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잠복됐던 미묘한 갈등이 비로소 표면화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사우디는 예멘 정부군을, UAE는 남부 분리주의 세력을 군사 지원한다.
남부 분리주의 세력은 1990년 남북 예멘이 통일한 뒤 북부의 기득권 장악과 남부 소외 등을 이유로 꾸준히 아덴을 중심으로 한 남부 자치정부 수립을 추구했다.
UAE는 지난달 UAE 주둔 병력을 상당수 철수하면서 4년 반째 이어지는 예멘 내전에서 서서히 발을 빼고 있다. 이란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자국 방위를 강화한다는 의미와 함께 예멘 내전을 두고 사우디와 시각이 동일하지 않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UAE는 그러면서 그간 지원한 현지의 남부 분리주의 세력의 활동에 힘을 실었다.

알자지라 방송은 "UAE가 철군하면서 보안 벨트에 아덴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부추겼다는 소문이 돈다"라고 보도했다.
이번 정부군과 남부 분리주의 세력의 교전은 1일 분리주의 세력의 신병 훈련소를 겨냥한 반군의 탄도미사일 공격이 도화선이라는 시각도 있다.
분리주의 세력은 최소 40명이 사망한 이 공격을 정부군과 연계된 무장조직과 반군이 공모했다고 의심한다.
예멘 정부는 7일 사우디와 UAE에 아덴의 안정을 위해 보안 벨트를 압박해 달라고 촉구했다.
사우디와 UAE 모두 우려를 표명하며 대화를 주문하는 입장을 내놨다.
사우디 외무부는 "예멘 임시 수도의 상황 전개를 크게 우려하며 주시하고 있다"며 "왕국은 예멘 정부를 비롯해 아덴의 모든 분쟁 당사자들을 사우디에서 개최할 긴급 회의에 초대한다"고 트위터 계정을 통해 10일 밝혔다.
셰이크 압둘라 빈 자예드 알나흐얀 UAE 외무장관은 "아덴의 무력 충돌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라며 "민감한 현재 상황에서 단합해야 하며 이견을 해결하기 위해 진지하게 대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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