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정객은 검은 손 떼라" 주장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홍콩에서 범죄자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10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 기관지가 중국은 아편전쟁 때와는 다르다며 미국과 영국에 개입을 중단하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인민일보는 지난 10일 소셜미디어 웨이보 계정에 "세계에 알린다. 중국은 이미 1842년의 중국이 아니다"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1842년은 청나라가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패한 뒤 굴욕적인 난징조약을 맺고 홍콩을 영국에 넘긴 해다.
동영상에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미국 고위 인사들의 홍콩 관련 발언이나 홍콩의 반중(反中) 인사 회동 등이 홍콩 시위 장면과 나란히 담겼다.
영상은 "홍콩은 중국의 홍콩으로 외부세력이 손을 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미국에 강력히 경고한다. 홍콩에 함부로 이래라저래라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11일에도 웨이신(위챗) 계정에서 "중국은 이미 1842년의 중국이 아니며, 오늘의 홍콩은 당신들이 마음대로 하는 식민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국과 미국의 정객은 검은 손을 떼라"면서 "주권도 통치권도, 감독권도 없는데도 홍콩의 일에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원숭이가 관을 쓰고 사람 행세를 하는 것으로 옛날의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을 정확히 안 다면 손을 거두고 불난 데 부채질하는 일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홍콩 시위 주도자를 만난 미국 영사의 신원이 친중국 성향 홍콩 신문에 공개된 데 이어 영국 신임 외무장관이 캐리 람 홍콩 특구 행정장관과 통화한 일로 외세 개입 논란이 커지고 있다.
홍콩 주재 중국 외교부 사무소는 홍콩의 미국 총영사관 고위급 관원을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고,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영국 외무장관과 홍콩 행정장관의 통화에 대해 "홍콩은 중국의 특구며 영국의 식민지가 아니다"라면서 "영국은 홍콩에 대해 주권, 통치권, 감독권이 없다"고 지적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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