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잇따라 낙점 가능성 보도…북미 실무협상 영향 주목
비건, 러시아 관련 다양 활동 경력…작년 8월부터 대북 실무협상 총괄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신임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에 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해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일리아나 존슨 기자는 11일(현지시간) CNN방송에 출연, 10월 초 자리에서 물러나는 존 헌츠먼 주러 미국대사의 공백을 메울 유력 후보로 비건 대표를 꼽았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도 지난 9일 백악관 논의에 밝다는 2명의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신임 주러 미국대사로 비건 대표를 낙점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부터 대북 실무협상을 진두지휘해온 비건 대표가 자리를 옮길 경우 한미연합훈련 종료 이후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북미 실무협상에도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비건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 강경파와 결을 달리하면서 협상을 통해 북핵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왔으나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판문점 회동 이전까지 협상 교착이 지속하면서 한때 주변에 좌절감을 토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만약 비건 대표가 주러 대사로 자리를 옮기게 되면 대북특별대표에 누가 임명되느냐에 따라 일정 부분 협상 진행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대북 문제를 다뤄본 경험이 많지 않은 인물이 낙점될 경우 북미 실무협상 진행 속도나 한미 간 소통 등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비건 대표는 러시아 문제에 밝은 인물이다. 미시간대에서 러시아어와 정치학을 전공했고 비영리기구 '미국 러시아 재단'과 '미국 러시아 기업인 협의회' 등 러시아 관련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1기 행정부에서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근거리에서 도우면서 국가안보회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고 2008년 대선에서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의 외교자문역을 지낸 바 있다.
대북 문제를 다뤄본 경험은 거의 없었지만 대북특별대표로 임명된 이후에는 과거 북한과의 협상 과정과 전략 등에 대해 꼼꼼하게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0월부터 러시아 대사직을 맡아온 헌츠먼 대사는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10월 초 대사직을 마치는 그는 임명 당시부터 2년만 대사직을 수행하겠다는 입장이었으며 주지사를 지낸 유타주로 귀환해 차기 주지사 선거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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