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방패' 뚫으면 치료 효과 높아진다

입력 2019-08-12 14:47  

'췌장암 방패' 뚫으면 치료 효과 높아진다
미 컬럼비아대 연구진, PTC 596 '병용 치료' 효과 확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다른 많은 유형의 암과 달리 췌장암 종양은 대개 바위처럼 단단하다. 그렇지 않아도 예후가 나쁜 췌장암 치료를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췌장암 종양에는 두터운 기질(stroma) 연결 조직 막이 생겨, 방패로 막는 것처럼 종양을 단단하게 한다. 췌장암에 쓰는 화학 치료제의 효과가 떨어지는 건, 암세포의 이런 차단막에 걸려 약물이 충분히 축적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췌장암 종양의 차단막을 뚫는 신종 화합물을 미국 컬럼비아대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기존의 화학 치료제와 이 화합물을 함께, 췌장암이 생긴 생쥐에 투여했더니 생쥐의 생존 기간이 연장되고 종양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 연구를 수행한 컬럼비아대 의대의 케네스 올리브 의학·병리학·세포생물학 부교수팀은 관련 연구보고서를 저널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Clinical Cancer Research)에 최근 발표했다. 대학 측은 지난 8일(현지시간) 온라인(링크 [http://https://www.eurekalert.org/pub_releases/2019-08/cuim-pcl080819.php])에 연구 개요를 공개했다.
올리브 교수팀이 시험한 화합물은, 'PTC 테라퓨틱스'라는 민간 제약회사가 개발한 PTC 596이다.
반감기가 수 분 내지 수 시간에 불과한 다른 항암제에 비해 PTC 596은 반감기가 길고, 암세포의 약물 저항을 회피하는 특성도 갖고 있어, 연구팀의 눈길을 끌었다.
먼저 화학치료 저항 췌장암이 생긴 생쥐에,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췌장암 치료제 젬시타빈(gemcitabine)과 PTC 596을 함께 투여했다.
그랬더니 실험 생쥐의 생존 기간이, 한 종류의 화학 치료제만 쓴 생쥐의 3배로 길어졌다. 이런 실험 모델에서 생존 기간이 이렇게 많이 연장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사용 빈도가 높은 다른 췌장암 치료제 냅-파클리탁셀(nab-paclitaxel)을 '젬시타빈+PTC 596' 조합에 추가해, 인간의 췌장암 종양이 생긴 생쥐에 투여하는 실험도 진행됐다. 이렇게 세 가지 약물을 조합한 병용 치료는 더 높은 항암 효과를 보여, 생쥐의 종양이 확연히 줄었다.
연구팀은 또한 PTC 596이 암세포 세포질의 미소관(microtubules) 형성을 차단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미소관은 세포 분열과 세포 내 영양분 운반에 관여하는 가느다란 단백질 관상(管狀) 구조를 말한다.
올리브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약물 안전성 등을 고려할 때 PTC 596을 다른 표준 치료제와 함께 췌장암 환자에게 임상 시험할 근거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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