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S마킷 "LGU+, 5G 속도 중간값 가장 빨라" vs 경쟁사 "신뢰할 수 없어"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이동통신 3사 중 LG유플러스의 5세대(5G) 이동통신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오자 SK텔레콤과 KT가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해외 컨설팅 회사 IHS마킷 루트메트릭스(RootMetrics)는 12일 5G 네트워크의 성능을 분석한 '5G 퍼스트 룩(First Look)' 보고서를 배포하고 한국에서는 LG유플러스가 가장 빠른 5G 속도, 가장 낮은 통신 지연(latency), 뛰어난 5G 데이터 안정성(reliability)을 보여 경쟁 구도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IHS마킷 루트메트릭스는 5G 다운로드 속도 '중간값'(median download speed)에서 LG유플러스가 426.4Mbps로 가장 빨랐고, SK텔레콤 286.9Mbps, KT 163.0Mbps였다고 전했다.
통신 지연 정도를 보여주는 5G 다운로드 지연 중간값(median download latency)은 LG유플러스가 72ms(밀리세컨드·1천분의 1초)로 가장 짧았고 KT와 SK텔레콤이 각각 107ms, 195ms였다.
SKT와 KT는 이에 대해 IHS마킷 루트메트릭스가 지난 4월 주력 5G폰인 갤럭시S10으로 조사한 뒤 조사결과 판매를 위해 이통3사와 접촉했다가 6월에는 점유율 20% 수준인 LG V50으로 단말기를 바꿔 재측정했다며 특정 업체의 입맛에 맞게 재조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가 유리하다고 주장하는 서울 지역에 국한해 LG V50 씽큐 단말만 활용해 조사한 배경이 의문스럽다는 지적이다.
앞서 LG유플러스는 6월 말 서울, 수도권 지역에서 V50 씽큐 단말로 5G 속도를 자체 측정한 결과 자사가 가장 빨랐다는 내용의 비교 광고를 공개했다가 경쟁사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경쟁사들은 네트워크 측정 대표성 및 신뢰성을 위해서는 전체 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IHS 루트메트릭스는 강남, 홍대, 여의도, 명동, 이태원, 동대문, 인사동, 서울역, 용산역 등에서만 측정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매년 진행하는 통신서비스 품질평가는 최소 5개월 이상 전국 단위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지지만 IHS 루트메트릭스의 조사 기간은 총 9일로 턱없이 짧고 조사 횟수도 객관성 확보를 위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경쟁사들은 강조했다.
루트메트릭스가 2016년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이통사 간 속도 경쟁을 활용해 자사 조사 결과를 판매하려 했으며 LTE 속도 등 품질에서 LG유플러스가 우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한 적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망 구축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서 품질을 측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5G 시대에는 자사의 입맛에 맞는 컨설팅 업체를 섭외해 아전인수 격인 리포트를 발행하고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행태가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IHS마킷 관계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서 늘 하던 방식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서울만 다르게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LG유플러스는 "별도 조사를 의뢰한 적이 없으며 IHS마킷 루트메트릭스 자체적으로 조사한 것"이라며 "많은 보고서가 인용되는 기업이 편향되게 조사했겠느냐"고 반문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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