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탈퇴시 신속히 자유무역협정 협의"…이란·중국 대응공조도 협의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합의없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를 결정한다면 미국은 이를 열렬히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영국을 방문 중인 볼턴 보좌관은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0월 31일 영국의 성공적인 EU 탈퇴를 보고 싶어 하고, 미국은 영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신속히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10월 31일 EU를 탈퇴하겠다며 EU에 탈퇴 조건 재협상을 희망하지만 EU는 존슨 총리가 요구하는 합의의 일부를 변경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존슨 총리 면담 후 기자들에게 미국이 영국의 결정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뒤 "이것이 내가 전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라며 "우리는 당신들과 함께 있다"고 두 번이나 강조해서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양국 간 진행 중인 자유무역협정 협상과 관련해 좀더 어려운 분야는 뒤로 남겨놓더라도 부문별로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최종적 목표는 포괄적인 무역 합의지만 금융 서비스는 합의 도달이 좀 더 어려운 산업 분야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볼턴 보좌관이 전달하려는 핵심 메시지는 미국이 영국의 브렉시트 충격을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와 무역합의를 희망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현 정부는 합의를 희망한다. 우리는 그에 대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관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협상에 관한 한 EU가 중국보다 더 나쁘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당초 영국의 새 정부를 향해 미국의 대이란 강경 기조에 맞춰달라고 압박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면담 후에는 곤란한 외교적 문제들에 대한 협의는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볼턴 보좌관은 자신의 메시지가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당신을 압박하기 위해 여기에 있지 않다. 우리는 브렉시트를 놓고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영국은 자국이 일원으로 참여한 이란 핵합의(JCPOA)를 미국이 탈퇴한 후에도 독일, 프랑스와 함께 이 합의를 지지했지만, 지난달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자국 유조선을 억류하자 좀더 강경한 대응 압박을 받았고 현재 선박 안전을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연합체에 참여하기로 한 상태다.
AFP통신은 볼턴 보좌관이 존슨 총리와의 면담에서 이란 문제 뿐만 아니라 5G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영국이 중국 화웨이를 활용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영국이 5G 공간의 통신 보안에서 어떤 타협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는 확신을 보리스 총리로부터 받았다며 "대화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실제로 요청한 전부"라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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