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반중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홍콩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대만이 민주의 등대가 되겠다"며 중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13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전날 차이 총통은 트러스콧 영국 상원의원을 단장으로 한 7명의 고위급 싱크탱크 방문단을 총통부에서 접견한 자리에서 민주와 자유를 지지하는 전 세계인이 홍콩 사태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대만이 과거에 힘든 민주의 길을 걸어와 홍콩의 민주·자유의 발전에 관심이 많다"면서 자신과 여야의 입법위원(국회의원) 모두가 홍콩을 응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또 "대만의 민주와 자유를 수호해 민주의 등대 역할로서 이념이 비슷한 국가와 협력해 전 세계의 민주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의 유럽 3대 무역 파트너 중 하나인 영국이 대만을 지지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한 뒤 기존의 스마트 도시, 의료 분야 협력 외에도 우주항공산업, 함선, 정보 보안 등의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앞서 차이 총통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홍콩 사태와 관련해 대만인은 자신의 민주주의에 대해 믿음을 가져야 하며 굳건히 모두 함께 대만의 주권을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 당국은 홍콩인의 요구를 엄숙하게 직시해 홍콩인이 바라는 민주와 자유가 홍콩에서 실현되고 실행될 수 있도록 해야만 홍콩 사회가 평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차이 총통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바쁜 와중에도 늘 마음 한 켠에 홍콩 사태에 대한 걱정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이 제2의 홍콩이 되지 않겠냐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 "내가 존재하는 한 대만이 제2의 홍콩이 될 것이라는 걱정은 하지 말라"며 주권 수호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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