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강세…주가·원화가치는 하락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홍콩 시위 사태, 아르헨티나 금융시장 불안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금과 채권 등 안전자산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13일 KRX금시장의 1g당 금 가격이 6만1천300원(1돈당 22만9천875원)으로 2014년 3월 시장 개설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8거래일 연속 최고가 경신 행진이다.
이날 하루 금 거래량은 약 175.6㎏(1㎏ 종목 기준)으로 올해 일평균 거래량(30.2㎏)의 5.8배 수준에 달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18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었다.
이로써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의 누적 순매수량은 824.81㎏에 달했다. 이에 비해 기관의 누적 순매수량은 391.86㎏, 외국인은 6.60㎏ 수준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는 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원화 가치의 하락도 최근 금값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6.0원 오른 1,222.2원에 마감했다.
금과 함께 안전자산 중 하나로 분류되는 채권도 강세다.
국고채 금리는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일제히 하락(채권값 상승)하며 사상 최저치를 거듭 갈아치웠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2bp(1bp=0.01%) 내린 연 1.150%에 장을 마감해 지난 7일 세운 사상 최저치 기록(연 1.153%)을 경신했다.
또 10년물은 연 1.229%로 5.6bp 내렸고 1년물과 5년물은 각각 연 1.174%와 연 1.177%로 1.6bp와 4.6bp 하락했다.
20년물은 연 1.231%로 4.0bp 내렸고 30년물과 50년물은 모두 연 1.215%로 나란히 4.3bp 하락했다.
이에 따라 장·단기물 모두 이달 7∼12일 각각 기록한 최저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이원 부국증권[001270]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타격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홍콩 시위 사태, 아르헨티나 금융시장 불안 등 악재가 겹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대훈 SK증권[001510] 연구원도 "홍콩의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번 시위가 미중 무역분쟁의 쟁점으로 부각될 경우에는 양국의 무역협상에도 난항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내 금융시장에서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가는 하락했다.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도세에 전 거래일보다 16.46포인트(0.85%) 내린 1,925.83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지난달 31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여 이 기간 총 1조7천55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연속 순매도로는 2016년 1월 7일∼26일의 14거래일 이후 최장이다.
코스닥지수도 3.42포인트(0.58%) 내린 590.75로 마감했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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